[창원=뉴스핌] 윤용민 기자 = "설마 설마 했는데…갱수가 이래(이렇게) 이길 줄은 몰랐는기라"
6·13 지방선거의 가장 큰 승부처였던 경남에서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도지사로 당선되자 김 후보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선거운동원과 지지자 100여명은 경남 창원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김 후보가 앞서가는 개표 결과가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김경수'를 연호했다.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경남도민들도 김 후보 당선에 '지역주의 타파' 등 여러 의미를 부여하며 앞으로의 도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미국에 사는 박미진(여·36)씨는 "이번에 투표를 하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왔다"며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어르신들이 여전히 한국당을 지지하고 있어 내심 걱정이 됐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제 경남 사람들도 지역발전을 위해 누가 진정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보며 판단하고 있다"며 "김경수 후보가 도지사직을 훌륭하게 수행하면 지역구도 타파는 물론 동서화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14일 새벽 경남 창원에 마련된 자신의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2018.06.14 nowym@newspim.com |
진주에서 학원강사를 하고 있다는 구모(44)씨는 "김경수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들이 많아 내심 기대는 했지만, 지역정서상 민주당 후보가 이렇게 큰 격차로 당선될 지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김경수 후보의 고향인 고성군에서 온 김영남(여·83) 할머니는 "우리 갱수가 이래 이길 줄은 몰랐다"며 "살다보니 이런 기쁜 날도 있다. 참 눈물이 난다"고 했다.
도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김 후보가 많은 예산을 끌어와 지역발전에 역할을 해줄 것도 바라고 있다.
회사원 이지미(여·52)씨는 "김 후보가 침체된 지역 경제 발전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며 "여든 야든 능력있고 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논리가 광범위하게 퍼져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드루킹 사건'이란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사로 당선된 김 후보가 진보진영의 새로운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진주시민 김영수(61)씨는 "노무현 대통령도 영남에서 계속 낙선하다가 결국 대통령이 되지 않았느냐"며 "김경수 후보는 국회의원에 이어 이번에 도지사까지 됐으니 대통령까지 되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 앞으로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14일 새벽 경남 창원에 마련된 자신의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2018.06.14 nowym@newspim.com |
김경수 후보의 당선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호 캠프 한 관계자는 "특검으로 간 이 사건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이라며 "수사에 차질이 생기는 것도 걱정이지만, 수사가 너무 철저히 진행돼 결국 도정에 공백이 생긴다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이튿날 새벽 당선 감사인사를 통해 "경남 도민 모두가 승리하셨다"며 "변화에 대한 열망을 받들어 새로운 경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경남도민들은 김 후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지역구도 타파와 새로운 변화라는 분명한 흐름을 제시했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자유한국당 대신 '지역발전론'으로 대응한 민주당 소속인 김 후보의 손을 들어준 도민들의 기대에 김 후보가 어떻게 부응할지 주목된다.
김경수 후보가 마산 출신의 방송인(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함께 창원 신마산 번개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출처:김경수 민주당 경남시장 후보 캠프>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지난 1일 경남 합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지지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18.06.01 giveit90@newspim.com |
김경수 더불어민주 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지난 1일 경남 합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지지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2018.06.01 giveit90@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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