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의 랠리에 힘입어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특히 애플이 장중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IT 섹터가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대통령 선거가 1개월 이내로 가까워진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라 증시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다.
미국 텍사스주 유전 <사진=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88.55포인트(0.49%) 오른 1만8239.04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9.92포인트(0.46%) 상승한 2163.66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6.27포인트(0.69%) 오르며 5328.67에 거래를 마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산유량 동결 혹은 감산에 대한 뜻을 밝히면서 국제 유가가 3% 급등했고, 이는 관련 섹터를 중심으로 뉴욕증시에 훈풍을 일으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도 원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산유국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데 투자자들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1% 급등하며 배럴당 51.35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유가가 기술적, 심리적 저항선으로 통했던 50달러 선을 뚫고 오른 셈이다.
웨인 커프만 피닉스 파이낸셜 서비스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유가가 단연 뉴욕증시의 상승을 주도했다”며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유가 강세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전망은 흐리다. 올해 하반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면서 이른바 이익 침체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가 꺾인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만큼 기업 수익성 회복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주가 상승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P500 지수 밸류에이션은 18배에 거래, 역사적 평균치인 15.4를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이날 골드만 삭스는 연말 S&P50 지수가 2100선에서 거래를 종료, 현 수준에서 2% 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크레이그 스털링 주식 리서치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가가 상승했지만 무척 조용한 거래일이었다”며 “증시는 매크로 측면의 상승 촉매제를 만나기 전까지 박스권 등락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런 캐피탈의 애덤 새런 대표도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불확실성이 증시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축소된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애플의 강세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장중 애플은 2% 가까이 오르며 116.75달러까지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상승폭은 1.8%로 낮추면서 거래를 종료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리콜 사태를 호재로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 유가 급등에 엑손 모빌이 2% 가량 뛰었고, 셰브런과 애너다코 정유 역시 각각 1.7%와 1.5%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트위터가 11.5% 급락했고, 알코아는 1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0.5% 완만하게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