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수주잔고 비율 14% 전망..1999년 보다 낮은 수준
긴 불황으로 선박 발주 동력 약화..해운사 수익성 직격탄
[뉴스핌=조인영 기자] 글로벌 컨테이너선의 수주잔고 비율이 사상 최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2007년 호황기, 한 때 60%를 훌쩍 넘어섰던 컨테이너선 수주잔고 비율은 해운 불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말엔 사상 최저치인 14%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현대상선> |
5일 프랑스 시장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컨테이너선 수주잔고 비율은 17.1%로, 17년 전인 1999년(17.5%) 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00년대 호황기 잔고 비율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수치다.
2000년대 초부터 금융위기 이전까지 글로벌 해운 시장은 유례 없는 호황기를 맞이했다. 해운 물동량이 최대치로 치솟으면서 해운사들의 발주가 폭주했고 조선사들의 일감은 넘쳐났다.
컨테이너선 수주잔고는 2003년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며 선박 주문이 폭주했던 2007년엔 64%를 기록, 정점을 찍기도 했다.
그러나 1년 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2016년 현재까지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해운 시황 회복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수주잔고 비율은 올해에는 1999년(17.5%) 수준에도 못 미치는 14%대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지난해 발주량은 230만9000TEU를 기록한 반면, 올해(1~7월)는 20만2000TEU 수준으로, 작년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알파라이너는 최근 선사 간 합병과 선박을 발주할 만한 추동력 부족, 전반적인 시황 약세가 신규 발주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발주된 56개의 선박 중 85%인 48개가 4000TEU급 미만으로, 9000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소유한 선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황침체 및 공급과잉 우려로 올해 8000TEU급 이상의 선박이 단 1척도 발주되지 않았다"며 "대형 선박들의 일일 용선료는 지난해 대비 1만달러 이상 급락하면서 선사들의 수익성에 직격탄을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피더 컨테이너선으로 불리는 3000TEU급 미만 선박들은 일정한 수준의 용선료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동남아 지역을 위주로 한 아시아 항로의 물동량 증가 등으로 올해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피더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열악한 해운 시장은 해운사 뿐 아니라 조선사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주사들이 건조된 선박 인도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건조를 마친 선박 중 12척은 발주사로 인도되지 못했다. 시스팬의 경우, 중국 양즈장조선(Yangzijiang)으로부터 발주한 1만TEU급 선박 인도 시기를 당초 올해 10월에서 내년으로 연기했다.
시장 수요 침체가 지속될 경우 2018년까지 추가로 연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