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변동성 급등에 기업들 '후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1분기 전세계 기업공개(IPO)가 7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초부터 중국발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커다란 소용돌이를 일으킨 데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IPO 시장이 개점휴업을 연출했다.
22일(현지시각) 컨설팅 업체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연초 이후 주식시장에 신규 입성한 새내기 종목이 167개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7년 전 미국 금융위기가 일파만파 확산, 지구촌 금융시장이 급랭했던 당시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 기업이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도 121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0% 급감한 것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상장 건수는 39% 감소했다. 신규 상장 기업 당 자금 조달 규모가 그 만큼 큰 폭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자산시장 전반에 걸친 극심한 변동성이 올해 IPO 시장을 마비시킨 주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꺾이면서 IPO 가격 결정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된 것도 기업들이 한 발 물러난 배경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 국제 유가 및 상품 가격의 하락 역시 관련 섹터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증시 입성 기회를 차단했다는 지적이다.
마틴 스타인바흐 언스트앤영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증시 전반에 걸쳐 IPO가 대폭 줄어들었다”며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곳곳에서 불거진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IPO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포함해 시장 변동성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지난 2월 하순 이후 유가와 상품 가격이 뚜렷한 반등을 보인 데다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진정된 만큼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연말까지 IPO 시장이 문전성시를 연출하는 활황을 보이기는 어렵다는 것이 언스트앤영의 판단이다.
글로벌 정치 및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보수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대선과 이에 따른 국내외 정책 변수, 여기에 유럽 지역의 이민자 문제까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아시아 지역이 연초 이후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IPO 건수의 감소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로, 글로벌 전반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친 데다 올해 전체 IPO 가운데 61%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