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외 투자비율 40%…10여곳은 외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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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중소기업청 산하기관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해외진출펀드가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다는 설립 취지와 다르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목적외 투자비율이 40%에 이르고, 펀드 원금의 10~15%는 아예 투자되지 않고 펀드 운영비 명목으로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의원(서울 성동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해외진출펀드 규모는 지난 7월 말 현재 7570억원이다.
◆ 중기 해외진출 돕겠다더니 외국기업에 투자 '분통'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의원 |
2013년 1400억원으로 시작돼 지난해 2830억원이 조성됐고, 올해 7월말 현재 3340억원이 추가돼 7000억원대로 성장했다.
그런데 투자액의 40%는 목적과 다르게 집행됐고, 심지어 외국기업 10여 곳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벤처투자는 '펀드 조성액의 60% 이상을 목적에 맞게 투자해야 한다'는 운용지침을 준수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즉 40%까지는 목적과 다르게 해도 상관없다는 해석인 셈이다.
하지만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분통을 터트릴 일이다. 정부가 출자해서 만든 정책펀드가 이같은 행태를 보인다는 것은 정책 취지를 무시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홍익표 의원은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으로 펀드를 조성하고 외국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목적투자 비율을 보다 높이고 목적외 투자도 최소한 외국기업에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펀드 조성액 10~15%는 운영비로 써 '쌈짓돈'
해외진출펀드의 또 다른 문제점은 사모펀드 특성상 펀드 조성액이 100% 투자되지 않고 10~15%를 운영비로 쓴다는 것이다.
일단 운영비로 쓰고 투자수익으로 원금을 채워야하기 때문에 목적외투자를 최대한 늘려서 고수익을 추구해야하는 모순에 빠지게된다. 한국벤처투자가 무리하게 해외기업에 투자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 구형철 팀장은 "펀드 조성액의 일부를 운영비로 쓰는 것은 사모펀드의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목적투자에서 부족한 투자수익률을 맞추려면 목적외투자의 고수익 추구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투자행태는 해외진출 지원이라는 당초 목적에도 어긋나고, 자칫 투자에 실패할 경우 손실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홍익표 의원은 "해외진출펀드의 본래 목적은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상기시키면서 "국내 벤처기업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벤처캐피탈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