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정치 부활·여연 정책 기능 강화 등 제시
"특별감찰관·제2부속실 즉시 설치 강력히 요구"
"대선 생각 안 해…누구든 자격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으로 진짜 책임을 다하려 한다"며 7·23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4·10 총선 참패 이후 두 달여 만에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수평적·실용적 당정관계 재정립'을 정면으로 내걸고 당대표로 당선되면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4.06.23 pangbin@newspim.com |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그토록 염원했던 총선 승리였지만 결과는 너무도 뼈아팠다. 오로지 저의 책임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변화하고 있나"라며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지만, 우리는 국민 요구에 묵묵부답하며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 보여드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두 달간 복기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면서 이러한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생각했다. 고심 끝에 저는, 오랫동안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꿨다"며 "지금 시기의 국민의힘 당대표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죽기 딱 좋은 위험하기만 한 자리라고들 한다. 저는 용기 내어 헌신하기로 결심했고, 결심했으니 주저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풀뿌리 정치 부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정책기능 강화 등을 제시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외에도 ▲외연 확장 ▲저출산·지방소멸·연금개혁·AI·기후변화 등 시대적 비전 제시 ▲야당과의 소통을 통한 여소야대 정국 타개 등 자신의 구상을 피력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선언을 위해 소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06.23 pangbin@newspim.com |
한 전 위원장은 특히 당대표가 될 경우 채상병 특검법 발의,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과 관한 특검, 특별감찰관 추천, 제2부속실 즉시 설치 등 파격적인 계획을 내놨다.
한 전 위원장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우리 보수는 안보에서 다른 정치 세력에 뒤지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집권여당과 정부가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계신다. 그 의구심을 저는 풀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제가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진실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여야도, 대통령도 아닌 제3자가 특검을 정해야 한다. 만약 민주당이 고르는 특검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면 그 속내가 진실규명이 아니라, 정략적이라는 것을 자인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여사에 대해선 "주가조작 의혹은) 이미 항소심 판결이 임박한 상황이고, 가방 사안 같은 경우 사실관계는 대부분 드러난 상태에서 법리 판단만 남은 문제여서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추천하겠다.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 제2부속실을 즉시 설치하자고 강력히 요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선언을 위해 소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06.23 pangbin@newspim.com |
대선 출마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그렇게 3년 뒤를 생각했다면 지금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며 "저는 지금 상황에서 제가 나서는게 당에, 우리 진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냐, 아니냐 그것만 생각했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우리 지지층과 당원들은 이길 수 있는 대선후보를 갖는 걸 열망하고 있다"라며 "누가 되든 간에 그 시점에, 그 사람이 가장 강력하게 우리를, 우리 지지자들을 대변해서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저는 누구라도 대선후보로서 자격을 갖추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쟁 당권주자인 5선의 나경원 의원이 제기한 원외 당대표 한계론에 대해서는 "원내 기준으로만 말하는 건 안일한 생각"이라며 "나 (전 원내)대표님이야말로 원외로 출마하시지 않았나. 두 번이나 시도하신 거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나 대표도 (총선 때) 제가 열심히 끌어준 분들 아니냐"라며 "저와 충분히 팀워크 잘 맞출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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