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으로 주주이익 환원 및 주가 상승도 기대
[뉴스핌=배효진 기자] 일본증시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가치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엔화약세 등 일본중앙은행(BOJ)의 부양책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되자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 증권 시황판 앞<출처=AP/뉴시스> |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올해 1분기 일본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가치가 약 19조5000억엔(약 177조208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5조엔 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향후 20조엔 돌파도 점쳐지고 있다.
주요 기업별로는 도요타 자동차가 2조3000억엔으로 가장 컸으며 로봇제조사 화낙은 1조1000억엔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BOJ 부양책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기업들이 주주이익 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 따른 결과다. 금융정보업체 아이엔정보센터는 일본 기업들의 지난해 자사주 매입액은 3조3000억엔이라고 집계했다. 지난해 대비 70% 증가한 수준으로 6년래 최대 규모다.
자사주 매입은 주주이익 환원은 물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과 주주 모두에게 이득이다. 기업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 주당 이익이 늘어나 투자매력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닛케이225지수가 지난해에만 30% 가까이 오르면서 자사주 가치도 덩달아 뛰었다.
아울러 주식교환 방식으로 기업들의 인수합병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자사주 매입의 매력을 높이는 이유다. 게임업체 닌텐도는 지난달 소셜네트워크게임업체 DeNA와 220억엔 규모의 주식교환을 실시한 바 있다.
다만 주주환원 외에 별다른 목적이 없을 경우 자사주는 소각된다. 매입된 자사주가 다시 시장에 팔리면 거래되는 주식수가 늘어나 주가하락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코자 하는 것이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는 지난달 5800억엔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오타 타마미 다이와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자사주를 장기간 보유할 상황이라면 소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