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T...현장에 ‘답’ 있다
[뉴스핌=김기락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27일 회장 선임과 동시에 현장 중심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통신을 주축으로 한 ICT 기반의 융합서비스를 현장에서부터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KT 전체 임원수는 27% 줄었으나 현장의 상무보 승진자를 두 배 가량을 늘리는 등 KT 경영 체질이 달라지게 됐다. 황 회장의 첫 조직 개편이다.
◆임원수 축소…임원 33% 현장 승진자
이번 인사는 임원수를 줄이고, 현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지원조직의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 이상 축소하고, 슬림화에 따른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영업력 강화에 집중했다. 전체 임원 수도 27% 줄였다.
회사 내 경험이 풍부하고 직원들의 신망이 높은 통신전문가를 전격 발탁한 점이 눈에 띈다. 남규택 부사장을 마케팅부문장으로 임명하고, KT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전문가인 임헌문씨를 영입할 예정인 등 핵심인재를 발굴해 전면에 배치했다.
현장을 중시한 만큼 상무보 승진자 중 현장 근무자 비율을 지난해 22%에서 45%로 2배 이상 증가시켰다. 임원도 33%가 현장에서 승진했다. 또 KT그룹의 미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할 ‘미래융합전략실’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 변화가 이뤄졌다.
황 회장은 “치열한 통신시장 환경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며 “KT의 서비스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최고의 기술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매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초고속 ‘LTE급’ 임원 인사..왜
황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되며 KT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였다.
황 회장은 오전 10시 회장 선임 후, KT 서초사옥으로 이동해 오후 4시30분까지 구조조정 등 최종안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회장 선임과 동시에 구조조정을 빠르게 확정한 것이다.
황 회장은 주총 후 별도의 취임식 없이 서울 양재동 이노베이션 센터를 방문하며 현장을 챙겼다. 현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회장 스스로 보여준 것이다.
황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난 40여일간 주변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KT의 상황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KT의 위기가 크다는 얘기다.
관련 업계는 이처럼 황 회장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은 KT의 경영 정상화를 가속시키기 위한 복안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임원 인사를 발표한 것은 KT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현장 강화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