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급 이상 150여명 전원 인사…3만2000여명 직원도
[뉴스핌=김기락ㆍ서영준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선임과 동시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황 회장은 27일 오전 10시 임시주주총회를 마치고, 오후 이사회 장소인 서초동 KT서초사옥으로 이동했다. 이사회를 통해 KT 임원 등 구조조정을 최종 보고하기 위해서다. 임원 인사 발표는 이날 오후 4시, 늦어도 29일 안에 발표될 전망이다.
황 회장은 이날 회장으로 선임된 후 11시 취임사를 사내방송으로 보냈다. 황 회장은 취임사에서 “회사가 맞은 현재의 위기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다”며 임원들을 질책했다.
이어 “KT 경영진 모두는 직원과의 고통분담에 솔선수범할 것”이라며 “지원부서 축소해 임원 수 대폭 줄이고, 각 부서장에게는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되 행사한 권한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황 회장이 회장 취임과 동시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상무 이상 임원 150여명에 이르는 KT 임원들을 겨냥해 대규모 인사를 예고한 것이다.
이 중 이석채 전 KT 회장의 낙하산 인사 수십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KT 구조조정은 회장 취임이 끝난 2월 중으로 예측됐으나 KT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황 회장이 구조조정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 대상은 임원을 비롯해 직원들도 해당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KT 본사의 3만2000여명 직원들은 황 회장 체제에 맞춰 조직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황 회장은 “현장으로 조직과 인사, 재원이 모이는 현장중심 경영을 펼칠 것”이라며 “숨은 인재들을 찾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합리적 인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주총에서 KT의 위기 상황과 비전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지난 40여일간 주변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KT의 상황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현장 중심의 경영과 권한 위임으로 직원들이 일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고, 신바람 나는 1등 KT를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그가 세운 KT의 3대 경영철학은 ‘도전’, ‘융합’, ‘소통’이다.
구체적으로 ▲최고의 품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장에 먼저 제공하고 ▲ICT 기반의 융합서비스로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며 ▲KT의 성공스토리로 글로벌 시장을 리딩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조직 개편이 예상 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회장 취임과 동시에 임원 인사 발표를 앞둔 만큼 황 회장이 KT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 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기공학 박사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자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최근에는 성균관대 석좌교수 및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ㆍ서영준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