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영국 중소·벤처기업 주식거래 시장인 AIM에 상장하는 중국 중소기업이 늘고있다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4일 보도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방중한 영국 카메룬 총리에게 중국 기업의 영국 증시 상장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향후 중국 기업의 '런던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총 54개. 145개 중국 기업이 상장한 미국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와 비교하면 관심도나 중요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간 중국 기업의 영국 증시 상장이 부진했던 것은 이미 상장한 기업이 별다른 '재미'를 못봤기때문이다. 지난 2012년에 영국에 상장한 스포츠용품 기업은 5000만 파운드를 모집하려 했지만 실제 조달한 금액은 600만 파운드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영국 중소·벤처기업 주식거래 시장인 AIM이 중국 중소기업의 자금조달과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되면서 영국 증시에 대한 중국 경제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상장요건이 까다로운 미국 증시와 달리 영국의 AIM은 자본금·회사 규모·매출 등에 대해 엄격한 기준이 없어 중국 중소기업이 비교적 쉽게 상장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후 수익이 1500만~2000만 위안(약 26억~34억 원), 혹은 시가 5억~10억 위안의 중소기업은 AIM에 상장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해외증시 상장전문가는 "AIM 상장에 있어, 영국의 거래소 혹은 감독기관이 직접 상장에 관련한 서류를 심사하지 않고, 상장희망 회사는 런던증권거래소에 서류를 접수한 후 공시를 진행하면 된다. 그 후 10일동안 해당 회사 공시의 내용에 이의가 없다면 바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중소기업이 영국 AIM 상장에 흥미를 느끼는 또다른 이유는 이를 통해 유럽에서 회사의 지명도를 높이고,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몇년 중국의 유럽 투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관련자료에 따르면, 2011년 중국의 대 유럽 투자 규모는 약 100억 달러 수준으로 2010년(36억 달러) 대비 약 3배가 늘었다. 2020년이 되면 중국의 유럽투자 규모는 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2000년대 이후 중국의 유럽투자에 있어 민영기업의 투자비중이 전체의 72%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이 중국 민영기업의 인기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유럽 진출을 희망하는 중국 기업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금력과 영향력이 대기업에 비해 약한 중소기업에게 영국 AIM은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의 분석이다.
AIM은 영국이 1995년 개설한 중소·벤처기업 주식거래 시장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신(新)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AIM은 소규모 성장형 기업을 대상으로 증권을 발행하고, 상장요건 등을 완화해 정규시장을 보완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자본시장으로 성공했다. 우리나라에는 이와 비슷한 코넥스시장이 올해 7월 개장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