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신한금융도 가세…4~7파전 양상
[뉴스핌=김연순 기자] 상대적으로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던 광주은행 인수전에 신한금융지주가 뛰어들면서 7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등 지방은행 인수전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경남은행 매각에도 IBK기업은행을 포함해 4파전으로 전개되는 등 판이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23일 경남은행 및 광주은행 매각과 관련해 예비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경남은행에 4개, 광주은행에 7개의 투자자가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서류 심사를 거쳐 쇼트리스트(입찰 후보 명단)를 작성한 뒤 예비 실사를 한 다음 본입찰 등을 거쳐 연내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 경남은행, 부산·대구은행 각축 속 경은사랑 변수
경남은행 인수전은 부산은행을 보유한 BS금융그룹, 대구은행의 DGB금융그룹, 기업은행, 경은사랑 컨소시엄 등 4파전으로 판이 짜였다.
예비입찰 제안서 제출 전부터 경남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을 중심으로 각축전이 예상된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1대주주인 롯데그룹과 삼성그룹의 대결로도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전에 나서면서 규모의 경제와 대형화의 논리를 펴고 있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총자산은 각각 45조원, 43조원 수준으로 총자산 34조원의 경남은행을 가져가면 80조원 규모의 지방은행이 탄생한다.
특히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두 곳 모두 자칫 경남은행 인수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광주은행 입찰에도 참여하면서 지방은행 인수 의지를 높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모두 경남은행 인수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광주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보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남·울산지역 상공인연합(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트루벤인베스트먼트와 자베즈파트너 등이 연합한 경은사랑 컨소시엄도 지역 프리미엄을 앞세우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뒤늦게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은행도 중소기업 지원 확대라는 논리로 인수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결국은 중소기업 지원 확대라는 차원"이라며 "경남에는 창원, 마산, 거제 공단이 있어 기업은행과 경남은행이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보는 경남은행 인수가는 1조2000억~1조3000억원 정도 수준으로 추산된다.
◆ 광주은행, 막판 신한금융 가세하며 인수전 '후끈'
경남은행에 비해 관심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광주은행은 신한금융지주가 막판 입찰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광주은행 인수전에는 신한은행 외에도 전북은행을 보유한 JB금융그룹, BS금융그룹, DGB금융그룹, 광주·전남 상공인들이 주축이 된 광주전남상공인연합,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 지구촌영농조합 등 총 7곳이 참여했다.
우선 막판에 뛰어든 신한금융은 사업포트폴리오가 지역적으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광주은행 인수를 통해 호남 지역의 그룹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호남지역에 특화돼 있는 광주은행 인수를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인지를 살펴볼 예정"이라며 "철저한 실사에 기반한 합리적 가격 산정을 통해 이번 딜(Deal)이 그룹 전체의 ROE를 올릴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한이 갖고 있는 국내 최고의 금융 노하우를 접목해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에게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내 경제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은행도 일찌감치 광주은행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범호남권 은행으로 시너지 확대를 최대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북은행이 총자산 21조원의 광주은행을 인수할 경우 40조원에 육박하면서 경남권 지방은행 수준에 버금갈 수 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전라도에도 총자산이 40조원에 달하는 은행이 탄생해야 한다"면서 "전북은행이 광주은행을 인수할 경우 점포가 중복되지 않기 때문에 인력 구조조정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광주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한 광주전남상공인연합과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 지구촌영농조합 등은 "광주은행은 지역 상공인들이 설립한 은행"이라며 지역 환원을 촉구하고 있다.
시장에서 보는 경남은행 인수가는 8000억~9000억원 정도 수준으로 추산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