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지난 22일 오전 11시45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는 취득세율 인하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 합동 브리핑이 열렸다.
그러나 이날 발표 전 기자들에게 나눠준 자료는 A4용지 한장에 불과했다.
취득세율 인하를 기본 전제로 인하폭과 재원대책은 8월말까지 결정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6월 말로 취득세 감면이 끝난 상태에서 소급적용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 정경부 곽도흔 기자 |
재밌는 것은 이날 브리핑은 원래 오전 11시로 잡혔으나 안행부가 서울청사에서 KTX를 타고 내려오는 시간을 감안해 45분 미뤄졌다는 점이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오석 부총리에게 취득세율 논란을 조율할 것을 지시하기 전까지 취득세율 인하에 대해 기재부는 다소 중립적, 국토부는 적극적, 안행부는 반대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에 따라 마치 안행부가 발표를 최대한 연기하기 위해 늦게 나타난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안행부는 지방자치단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지자체는 지방세인 취득세율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당연하다. 가뜩이나 빈약한 지방재정에서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취득세가 줄어들게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 취득세율을 1%대로 낮춘다면 지방재정의 약 2조9000억 정도 세수가 감소된다.
정부는 '증세'를 하지 않는 선에서 지방소비세나 소득세 개편을 통해 재원조정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23일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 보고서에서 "총조세수입에서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며 "국세와 지방세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현실화하면서 지방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주문했다.
건설투자가 우리나라 GDP의 13.5%를 차지하며 건설취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활성화는 필요하다.
특히 8분기 연속 전분기대비 0%대 성장(9분기 1.1%)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그러나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나 국민들이 보기에는 같은 '정부', 같은 공무원일 뿐이다.
가뜩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협업을 강조하고 NLL(서해 북방한계선)과 국정원 대선개입 등등 논란이 붙은 이슈들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취득세율 인하 논란은 이제 끝낼 때가 됐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