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올 최대폭 상승, 2Q 성적은 저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폭등했다. S&P500 지수가 올들어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기대 혹은 예상과 달리 EU 회담에서 위기 돌파를 위한 대책을 내놓은 데 따라 위험자산이 전반적으로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내수 경기와 관련한 경제지표가 악화, 2분기 성장률에 대한 적신호가 켜졌지만 주식시장은 EU 회의 결과에 '안도와 놀람의 랠리'로 화답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277.83포인트(2.20%) 폭등한 1만2880.0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 역시 33.12포인트(2.49%) 급등한 1362.16에 거래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35.05를 기록해 하루 만에 85.56포인트(3.00%)나 치솟았다.
다만 5월 증시 하락세로 인해 이날까지 뉴욕증시의 2분기 성적은 저조했다. 다우지수가 2.5% 하락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3.3% 및 5.1% 떨어졌다.
이날 은행주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S&P500 지수의 10개 섹터 지수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형적인 안도랠리라는 분석이다.
아무런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EU 정책자들이 부실 은행 직접 지원 및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 지원을 골자로 한 합의를 도출하자 뉴욕증시는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주식자문그룹 공동수석인 마이크 깁스는 "이번 EU의 합의는 좀 더 드라마틱하고 중요했으며, 과거에 비해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랠리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지극히 낮다. EU의 ‘서프라이즈’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일 뿐 이번 회의 결과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평가를 바탕으로 한 상승이 아니라는 얘기다.
배니안 파트너스의 로버트 파블릭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회의 결과에서 뭔가를 건진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며 “하지만 부채위기 해결에 근접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웨스턴 애셋 매니지먼트의 크리스토퍼 온도르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안도 랠리를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번 EU 회의 결과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전략가는 “EU 회의 결과와 무관하게 ‘부채의 덫’이 여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라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포함해 유로존 주변국 국채를 피하고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비자 지출이 0.1% 감소,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 반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미국 경제가 2.0~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민간 소비가 위축될 경우 실제 성장률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1분기의 경우 소비가 2.5% 증가했지만 경제성장률은 1.9%에 그쳤다.
반면 미 시카고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2.7에서 52.9로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는 지수가 52.3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와 달리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투자가들은 EU 회의 결과를 빌미로 한 증시 랠리의 지속 여부는 합의안의 세부 사항 진행 및 유럽중앙은행(ECB)의 내주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달러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ECB가 기준금리 인하 및 장기저리대출 프로그램 확대 등 경기부양적인 결정을 내릴 경우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종목별로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각각 3.87%와 5.68% 랠리했다. 유로존의 은행주가 강한 상승 탄력을 연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알코아와 엑손 모빌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3% 가까이 동반 상승했고, KB홈이 12.6% 뛰어오르는 등 주택건설주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