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지위를 영리추구 수단으로 오용…일부 자책하고 반성"
특검 "법리·상식적 납득 어려워…바로 잡기 위해 항소할 것"
[서울=뉴스핌] 홍석희 박민경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통일교 청탁·명태균 여론조사 불법 수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핵심 의혹이었던 주가조작 및 여론조사 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면서, 앞서 징역 15년을 구형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본류인 김 여사 재판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이날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약 1280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김 여사 측이 신청한 보석 청구는 기각됐다.

◆ "피고인이 시세조종에서 어떤 역할 했는지 자료 없어"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과 관련해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없지 않다"면서도 개별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시세조종세력 중 누구도 피고인에게 시세조종에 관해 알려준 바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이 시세조종에 있어 어떠한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관한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블록딜 수수료 4200만 원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 "피고인이 블랙펄과 공모관계에 있는 내부자가 아니라 공모관계 밖에 있는 외부자, 즉 거래 상대방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으로, 이는 피고인이 시세조종세력과 공모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11년 3월 30일경, 2012년 7월 25일~8월 9일경 한화투자증권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한 것에 대해 "피고인 독자적 판단 하에 매수한 것으로 보일 뿐, 시세조종세력과의 의사 연락 하에 매수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2021년 6월∼2022년 3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도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명태균이 피고인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여론조사 결과를 피고인 부부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에게 배포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피고인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명씨가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와 여론조사와 관해 계약을 체결한 바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여론조사의 실시 여부 및 방법,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 배포 등에 관해 명씨가 김 여사에게 지시를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봤다.

◆ '통일교 금품수수' 일부 유죄…"지위를 영리추구로 오용"
김 여사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2022년 4월 7일 802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세 달 뒤인 7월 5일 1271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7월 29일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는데, 재판부는 7월 수수한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영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고 그에 걸맞은 처신이 필요하며, 기본적으로 높은 청렴성과 염결성이 요구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말처럼,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더라도 검소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며 "피고인은 금품 수수와 관련해 금품 전달에 관여한 주변인들에게 허위 진술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금품 수수를 피고인이 먼저 요구한 바 없고, 뒤늦게나마 가방 등을 공여받은 자신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대하여 일부 자책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김 여사에게 유리한 사유로 반영했다.
김 여사는 무죄 부분 공시를 원하냐고 묻는 재판부에 "없습니다"라고 답하고 재판장을 향해 두 번 인사한 뒤, 교도관들의 부축을 받아 퇴정했다.
특검은 이날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써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 판단도 매우 미흡해 바로 잡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은 결심 공판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과 통일교 청탁(알선수재) 혐의를 묶어 징역 11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8억1144만원을, 여론조사 불법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