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분기로는 지난해 9월 이래 최대 약세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EU 회의 전 하락 압박에 시달렸던 유로화가 폭등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가 위험자산 랠리에 불을 당기면서 유로화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유로화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가운데 주요 상품통화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8% 급등한 1.2667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환율은 1.2693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랠리했다. 유로/엔은 101.44엔으로 마감, 2.20% 폭등했다. 한때 2.6%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달러화 증권자산으로 자금이 쏠리자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달러/엔은 0.68% 상승한 79.99엔을 기록했다.
6대 주요통화 대비로 산출되는 미 달러화지수는 81.59를 기록해 1.46% 하락했다.
유로화 강세의 원인이 EU 회의 결과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은행권에 대한 직접적인 자본확충 지원과 이탈리아 및 스페인 지원에 대한 합의가 부채위기로 인해 냉각된 투자심리를 다소 녹였다는 얘기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대폭 떨어지면서 유로화 ‘사자’ 심리를 함께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의 제이슨 셴커 대표는 “EU 회의 결과가 유로화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 이행하는 과정에 일이 다시 꼬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데일리FX의 존 키클라이터 전략가는 “EU가 회의 이후에도 진전을 이어갈 경우 달러화가 하락 압박을 받겠지만 반대로 다시 시장의 회의감을 불러일으킬 경우 이날 랠리에 대한 반작용이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한 분기 동안 유로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5.1%, 엔화 대비로는 8.6%나 각각 약세를 기록, 지난해 9월 이후 최대폭의 분기 약세를 기록하게 됐다. 유로/달러는 단기적으로 6월 18일 기록한 1.2748달러 선이 저항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의 외환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유로/달러가 1.20달러까지 밀릴 것이라는 예상을 유지하고 있다.
합의안의 실행 과정에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이번 회의 결과가 근본적인 위기 돌파구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로화 랠리에도 불구, 경계의 시각이 적지 않은 가운데 상품 통화가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화에 대해 3.3% 폭등, 2.0104헤알을 기록했고 캐나다 달러화 역시 달러화에 1.44% 상승한 1.0182캐나다 달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