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성근·문우식 교수·정순원 고문, 3명 모두 '성장'에 비중 둬
- 정해방 교수, 안정 중시하지만 정부 입김서 자유롭지 못해
[뉴스핌=한기진 기자]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4인방의 성향을 분류하면 성장을 물가보다 중시하는 3명이 비둘기파다. 학계 출신인 하성근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순원 삼천리 상임고문(전 현대기아자동차 기획총괄부 사장)이 그들이다.
옛 기획예산처 차관을 지낸 정해방 건국대 교수는 예산담당 관료 출신답게 금리인상을 통한 안정을 중시한다는 면만 보면 매파(성장보다 물가 중시)로 분류될 수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추천했다는 점에서 중도로 봐야 한다.
결국 김중수 한은 총재와 박원식 한은 부총재 등 4명으로 구성된 금통위는 물가보다 성장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읽힌다.
뉴스핌과 전화 인터뷰를 한 하성근 교수와 정순원 삼천리 상임고문은 “실물”이라는 공통된 단어를 꺼냈다.
하 교수는 "대학에서 화폐경제학을 가르치고 한국의 통화공급경로 등을 파악하는 연구를 했었다"며 "그렇지만 금통위원으로서는 실물 경제와 금융을 두루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화폐금융론 전공 1세대로 유명하고 통화 관련 연구논문이 많은 인물인데도 실물을 빼놓지 않았다. 또 정부 용역을 많이 하면서 친 정부 성향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받는다. 성장을 중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순원 상임고문은 현대기아차 CEO(최고경영자)와 삼천리 사장을 역임했다는 면에서 산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역대 금통위원 가운데 유일한 산업계 출신이기도 하다. 정 고문도 “실물을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천리 관계자는 “정 고문은 사장 시절 화합을 강조하는 온화한 성품이었다”고 평가한 것을 보면 금융도 고려한 의사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
문우식 교수는 김중수 총재와 닮은꼴의 소신이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는 금리정책을 주요국 중앙은행과 독자적으로 하기 어렵다며 국제공조를 중시한다. 한은도 “국제금융 분야에 관한 다년간의 연구 경험을 통해 글로벌 환경하에서 우리 금융이 처한 현실을 뛰어난 식견으로 분석했다”고 평가했다. 김 총재가 평소 금통위원의 자질로 강조했던 조건, 그대로다.
향후 금통위 회의에서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은 정해방 건국대 교수다. 과천의 한 정부관계자는 "소위 대구경북(TK)출신이지만 지역색이 없고 자존심이 강한 전형적인 천재"라고 소개했다.
정 후보자가 천재형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해창 변호사가 친형이며 그는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정해왕 전 금융연구원 원장과도 친 형제간. 소위 천재 3형제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격이 금통위원으로서의 유연성과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해서 약간 우려하는 민간학자도 있다.
그는 "소신을 지키는 강직한 개인성향과 재정전문가로서 과천의 분위기를 수긍하는 양자 간에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면서 "기본적으로는 예산관료 출신으로서 금리인상을 통한 안정과 타이트함을 즐기는 스타일이지만, 추천해준 기획재정부의 입김에서 벗아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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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