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에너지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지만, 당장 정치적 논쟁을 떠나 고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의 마틴 울프 칼럼니스트는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새로운 '오일 쇼크' 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프는 유가 정책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데 원래 모든 미국 대통령은 고유가에 대해 비난받는 법이지만 해법으로 제시되는 유전 개발 역시 부질 없는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천연가스와 달리 원유 가격은 국제시장에서 결정되고, 또 지난해 미국의 원유 생상량은 하루 평균 780만 배럴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9%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
울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산유국과는 달리 미국의 생산력으로는 유가를 조절할 수 없다며 공화당의 비판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반박 설명을 인용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유전을 추가로 개발할 수 있지만 실상 이 같은 노력으로 하루아침에 유가 및 가스 가격을 낮출 수는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 최근 유가의 오름세는 이란에 대한 봉쇄 강화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이란에 대한 강경 입장은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다.
울프는 결국 장기적으로 미국이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은 낭비되고 있는 원유의 수요를 줄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원유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수요를 큰 폭으로 줄이면 유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미국이 다른 원유 수입국과는 다르게 원유를 낭비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원유에 부과된 세금을 올리는 방안이 최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이런 정책은 유럽인들한테나 먹히지 미국인들은 좋아하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고 울프는 꼬집었다.
그는 이러저러한 정치적인 논쟁을 떠나 고유가로 인한 경제적인 충격은 크게 우려해야 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며 골드만삭스의 분석을 인용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10% 정도 더 오르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0.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2차 연도에는 그 충격이 0.4%포인트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은 미국보다는 고유가 충격을 덜 받는 편이라 첫해에만 약 0.2%포인트 정도 성장률이 잠식되고 2차 연도에는 더이상 성장률이 잠식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이후 국제 유가가 15% 가량 오른 것을 감안한다면 미국과 유럽의 경제는 첫해 동안 0.3%포인트 정도 잠식되는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수급과 추가 원유 생산 여력, 상품시장의 여건, 중앙은행의 대응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울프는 골드만의 경우 고유가가 경제에 제동을 거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본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너무 안이한 생각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는 것도 소개했다.
IEA의 월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유가의 오름세는 공급 충격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 양쪽 모두에 따른 현상으로 판단된다.
IEA는 최근 원유 시장에서 이란 봉쇄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을 체감할 수 없지만 산유국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75만 배럴의 원유가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력 역시 충분하지 않다.
울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생산력을 30년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주요 수입국의 원유 재고는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전 세계 유전 개발 속도 역시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생산력이 일정 부분 한계에 도달했다는 관측이다.
울프는 "이란의 전쟁 가능성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원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유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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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