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럽연합(EU)의 구제기금 방화벽 강화 합의 가능성이 짙어졌음에도 불구, 유로존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암울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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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유로존 구제기금 방화력 증강에 반대 목소리를 내오던 독일이 양보 제스처를 취하며 위기 해결 기대감 역시 고조되던 상황이었다.
27일자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럽안정메커니즘(ESM)을 당분간 병행해 방화력을 증강한다 하더라도 재정 및 경기 건전성이 취약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문제까지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다수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구제기금 방화력 증강이 합의된다 하더라도 펀더멘털 상으로는 달라진게 거의 없어 안도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에르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네일 윌리엄스는 “향후 몇 년 동안 유럽안정메커니즘(ESM)이 가동되는 시점에서도 유로존 위기가 누그러들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물론 씨티의 유럽금리전략 대표 로버트 크로슬리는 EFSF 및 ESM을 병행해 운영하겠다는 것은 일부 호재라고 평가했다. “방화벽을 증강해도 충분치 않을 것이란 걸 모두 알지만 부족분을 그나마 줄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국채시장의 걱정거리는 스페인이다. 올들어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187bp나 하락한 반면 스페인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2bp 올랐다. 또 공공재정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스페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이달 들어서만 30bp 가까이 오른 상태다.
M&G 인베스트먼트의 짐 리비스는 유로존 핵심국가들이 미묘하게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친 ‘고통지수(misery index)’의 유로존 평균치가 지난 20년에 걸쳐 오르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수가 취약한 국가들 쪽으로 수렴하는 가운데, 갈수록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몸집이 큰 국가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여러 불안 요인에도 불구 시장이 다소 침착하게 반응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스페인이 적자 규모가 유럽당국과 합의한 수준을 대폭 넘어설 예정이라고 밝혔음에도 시장은 뚜렷한 매도세 없이 침착하게 반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위기가 심화되면 대응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한 가지 배경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크로슬리는 “6~12개월 전에 지금 같은 (불안한) 상황이었다면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을 것”이라면서 “시장 분위기가 변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분위기는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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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