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장관 후보자 낙마 이후 인사 막혀 업무 가중
[세종=뉴스핌] 이정아 김기랑 기자 = 이달 초 출범한 기획예산처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혜훈 초대 기획처 장관 후보자 낙마에 이어 후속 인사까지 줄줄이 정체되면서, 출범 효과를 체감하기도 전에 조직 전체가 사실상 업무에 허덕인다는 전언입니다.
복수의 기획처 관계자들은 "일이 많아서 힘든 게 아니라, 일을 맡을 사람이 없다"고 푸념합니다. 특히 국회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아야 할 기획조정실장과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예산총괄국장 자리가 동시에 공석인 상황이 내부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기조실장 공백은 최근 이혜훈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국회와 조율해야 할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인사청문회 지원단이 사실상 '1인 3역'을 맡아야 했습니다. 자료 대응부터 의원 질의 조율, 부처 간 연락까지 한꺼번에 감당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예산총괄국장 자리의 공백도 만만치 않습니다. 예산실장이 국장이 참석해야 할 각종 회의에 대신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아침엔 내부 예산 점검 회의, 오후엔 대외 회의, 저녁엔 보고 정리까지 이어지면서 업무 부담이 이중으로 쌓이고 있습니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도 이달 예정된 현장방문 일정을 두 차례나 취소해야 했습니다. 이달 중순 광주·전남 등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행정통합을 뒷받침하기 위한 '통합재정 인센티브' 회의에 장관 대신 참석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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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획처 장관 공백이 길어지면서 내부에서는 조직 동력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승진·전보 대상자들이 아직도 인사만 기다리는 상황이라, 새 보직에서 변화를 이끌어야 할 인력들이 역할을 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자연히 조직의 정책 추진 리듬도 끊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현안은 유지·관리 수준에 그치고, 조직이 스스로 방향을 설정해 밀어붙이는 힘은 점점 약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기획처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자리가 비거나 대행 체제가 길어지면 중요한 현안일수록 결정을 미루게 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며 "겉으로는 업무가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굵직한 정책 결정은 결국 계속 뒤로 밀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최근 관가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을 여러 차례 언급함에 따라 '벚꽃 추경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계속되는 인사 지체로 실무 공백이 생길 경우, 추경을 둘러싼 추진력과 책임 주체의 명확성 등이 동시에 약화될 수 있다는 걱정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에 관해 또 다른 관계자는 "후보자 낙마로 부처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아직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벚꽃 추경설까지 확산되는 상황에서 과장급 인사는 물론이고, 예산실의 경우에는 사무관 인사까지 제때 이뤄져야 각자가 책임을 지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상 1급 실장급 간부의 인사는 장관의 의중이 담깁니다. 장관이 공석인 지금 기획처는 실장급은 물론 국장급, 과장급까지 줄줄이 업무가 쌓이고 있습니다. 과장직만 해도 재정기획분석과장 등 4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입니다.
출범 초기 조직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인사 공백이 길어지면서, 기획처가 당분간 '대행 체제의 대행 체제'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관가에서는 "조직을 새로 만든 의미를 살리려면 인사부터 정리돼야 한다"는 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옵니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