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 출범 직후 악재…"임기근 장관 대행 체제로 과제 극복"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기획예산처가 출범 직후부터 수장 공백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 끝에 낙마하면서, 주요 현안을 대행 체제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출범 이후 조직 안정과 정책 조율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에 리더십 공백이 발생하면서, 업무 부담 가중과 정책 추진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25일 초대 기획처 장관 후보자인 이혜훈 전 국회의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이후 국민적 평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봤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보수 진영에서 세 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주권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지명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보수진영 출신인 이 후보자를 초대 기획처 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지명 직후 전 보좌진에 대한 갑질·폭언 의혹과 영종도 부동산 투기, 반포 원펜타스 아파트 부정 청약, 자녀 병역·취업 특혜 의혹에 이어 장남의 연세대 입학 과정에서 이른바 '할아버지' 찬스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지난 2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의혹들에 대해 소명했지만,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지는 못했다. 결국 이 후보자는 지명 28일 만에 낙마했다.
이 후보자의 낙마로 기획처는 이중고에 처하게 됐다.
기획처는 예산 편성과 재정 운용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 출범과 동시에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 부처별 예산 조정, 중장기 재정운용계획 수립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해 있다.
새 정부의 재정 기조를 구체화해야 하는 초기 국면에서 장관 부재가 장기화할 경우, 정책 방향 설정과 부처 간 조정 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무 부담이 실무 라인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인사청문회 준비에 투입됐던 인력은 물론, 정책과 예산을 담당하는 실무진까지 기존 업무에 더해 대외 대응과 내부 보고를 병행하고 있다.

출범 초기 조직 정비와 인력 재배치 작업까지 동시에 진행되면서, 실무 현장의 피로도가 빠르게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책 불확실성 역시 부담 요인이다. 기획처는 재정부와 역할 분담을 정리하고, 국회와의 예산 협의 구조를 조기에 안착시켜야 한다.
그러나 장관이 공석인 상태에서는 대외적으로 명확한 의사결정 주체를 세우기 어렵고,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은 자연스럽게 처리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예산 편성과 집행 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관가에서는 후임 인선이 늦어질수록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본다. 출범 초기부터 대행 체제가 길어질 경우, 조직 위상은 물론 정책 조정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획처 한 관계자는 "현재 비어 있는 간부 자리가 많은데 장관이 없다 보니 인사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직의 방향과 업무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수장이 조속히 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기획처는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을 필두로 수장 공백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처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기획예산처 전 직원은 경제 대도약과 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민생안정과 국정과제 실행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기근 대행은 오는 26일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해 주요 업무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