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강세 기대할 요인 없어"
비트코인 86K까지 밀리며 사상 최고치 대비 30% 넘게 하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옵션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9만 달러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2시 직후 최저 8만 6,011달러까지 거래됐으며,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2만 6,272.76달러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온라인 옵션 플랫폼 더라이브.xyz(Derive.xyz)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9만 달러 아래로 마감할 가능성은 50%로 상승했다. 트레이더들이 비트코인 추가 하락에 대비해 헤징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올해 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넘어설 확률은 30%로 평가됐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사상 최고치인 12만 6,223.18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대로라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50일·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고, 추세 추종 투자자들에게서도 매력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더라이브.xyz의 리서치 책임자 션 도슨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매우 불안정하며 하방으로 편향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강세를 이끌었던 금리 인하와 같은 요인들은 힘을 잃어 상승 모멘텀이 멈췄다. 다시 말해, 단기적으로 강세를 기대할 요소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도슨은 지난 30일 동안 롱·숏 포지션에서 암호화폐 청산 규모가 82억5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토론토 기반 디지털 자산 투자은행 FRNT 파이낸셜의 CEO 스테판 우엘레트는 "많은 투자자들이 이미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며, "대다수는 약 9만 달러 근처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했기 때문에, 보유 자산이 손실 구간에 있는 상태에서 추가 매수에 신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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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1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 1년 추이 [사진=코인데스크 차트] |
◆ 연준 '매파' 조짐에 매도 가속
비트코인 하락의 배경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 관계자들 사이에서 점점 강해지고 있는 매파적 발언들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작용한 모습이다.
점차 많은 연준 위원들이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지적하며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이로 인해 다음 달 금리 인하 기대가 줄면서 비트코인과 주식 등 위험자산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콜-풋 스큐(call-put skew)도 악화됐다.
콜-풋 스큐는 콜옵션(매수권)과 풋옵션(매도권)의 내재변동성 차이를 나타내는데, 30일 풋 스큐는 -2.9%에서 -5.3%로 더 떨어졌다. 이는 풋옵션이 콜옵션보다 많은 상태로, 트레이더들이 하방 보험을 더 비용을 들여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라이브.xyz의 도슨에 따르면, 옵션 전반의 변동성도 급등했다. 2주 동안 30일 내재변동성이 41%에서 49%로 높아졌고, 180일 장기 변동성은 46%에서 49%로 올랐다.
이러한 변동성 급등은 비트코인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를 보여주며, 시장 내 일부 약세론자의 전망과도 일치한다.
나티식스 투자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 잭 자나시에비츠는 비트코인의 유용성과 대중적 수용 가능성을 고려할 때 여전히 약세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 반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슨은 "기술주 변동성이 급격히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7만5천 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지만, 이 수준에서 가격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21일 오전 10시 5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8만 7,113.88달러로 24시간 전보다 5.87%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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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사진= 로이터 뉴스핌] |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