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최근 비트코인과 빅테크 주식의 동반 하락은 그간 급하게 많이 오른 자산들에서 나타난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몇몇 월가 분석가들은 두 자산시장이 서로를 쳐다보며 점점 발작의 강도를 높이는 상호감염의 연쇄반응을 경계한다.
어느 쪽 자산이 먼저든, 레버리지를 낀 포지션에서 발생한 마진콜의 압박이 다른 자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짐작 때문이다.
레버리지를 끼고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최근 코인 급락장에서 잇따라 마진콜에 몰리고 있다. 하루에도 5~6%씩 널뛰기를 하는 이 시장에서 물결 한번 잘 타면 단숨에 손실을 만회할 것이라는 믿음에 다른 자산을 팔아서라도 코인 증거금을 메우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현지시간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피델리티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셉 장은 요즘 글로벌 자산군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하락세가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비트코인 마진 콜, 즉 코인발 스필오버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조금만 더 버티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낀 코인 매수 포지션을 접기보다 보유중인 주식을 판 돈으로 (마진콜을 메우며) 버티고 있다는 추정이다.
실제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더 깊숙한 곳으로 하락할 경우 유사한 매도 압력이 주식을 비롯한 자산시장, 특히 그간 많이 올라 여전히 연초대비 수익을 내고 있는 자산들에서 추가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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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가격과 엔비디아 주가의 최근 3개월 추이 [사진=koyfin] |
반대 방향의 경우도 가능하다.
엔비디아(NVDA)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빅테크 진영의 최근 하락이 대세 전환이 아닌, 일시적 조정에 불가하다고 믿는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보유중인 코인을 팔아 엔비디아 마진콜에 대응하려 들 것이다.
AT글로벌 마켓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닉 트위데일은 "자발적이든 주식 손실을 커버하기 위한 (강제적) 포트폴리오 조정이든 이로 인해 암호화폐 가격이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러한 인과관계로 엮여 있는지 진위 여부를 떠나 이런 의심들은 투자심리가 흔들릴 때면 시장 내 일종의 주술처럼 작용하기 쉽다. 두 자산시장이 서로를 쳐다보며 발작을 심화하는 경로다.
빈티지 마켓(Vantage Markets) 헤베 첸 애널리스트는 "길게 이어지고 있는 비트코인 매도는 시장내 리스크 경각심(위험자산에 대한 경각심)을 확실히 증폭시키고 있다"며 "수면 아래에서 더 깊은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강화한다"고 전했다.
현지시간 19일 뉴욕 장 마감 후 공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과 다음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밸류에이션과 자산시장 유동성 등을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킬지 시장 참여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