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미국 재무부와 스위스 중앙은행이 '무역 경쟁 우위를 확보할 목적'의 환율 조작을 금하는 데 합의했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다만 무질서한 환율 변동에는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신문에 따르면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이날(29일) 미국 재무부와 이례적으로 환율에 대한 상호인식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경쟁적 목적을 위해(무역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환율을 타게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시에 성명서는 "시장 개입은, 환율의 출렁임 또는 무질서한(disorderly) 환율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정당한 수단"이라는 인식을 함께 했다.
이를 두고 MUFG의 외환 전략가 리 하드먼은 "미국이 SNB의 외환시장 개입 권리를 인정한 것"이라며 "SNB가 향후 외환시장 개입을 재개할 경우, 그 청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스위스의 외환시장 개입을 둘러싸고 수년간 긴장 상태가 이어진 후 나왔다. SNB는 스위스 프랑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자주 외환시장에 개입했는데, 이는 주로 교역 경쟁 관계에 있는 유로존의 유로화와 키를 맞추려는 목적, 즉 유로 대비 프랑의 지나친 강세를 억제하려는 목적이 컸다.
다만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스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39%까지 인상한 터라 이번 공동성명 발표 시점은 눈길을 끈다.
이를 두고 스위스 공립대학 USI(Università della Svizzera italiana)의 에도아르도 베레타 정치경제학 교수는 "이번 성명서의 경우 법적 구속력이 없고 기존 관행을 확인하는 수준임에도 불구, 이는 복잡 미묘한 시기에 양국 관계와 관행의 새출발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을 타고 스위스 프랑은 달러대비 13% 넘게 상승했다. 미국 시장에서 스위스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관세와 환율로 이중압박을 겪고 있다. 같은 기간 프랑은 유로 대비 0.45% 상승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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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프랑화 지폐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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