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CBDC사업 참여, 해외 송금 테스트도 은행 참여
5대 은행, 각자 블록체인 내부 팀 운영하며 서비스 연구
갈 길은 멀어, 가상자산 기본법도 없어 투자자 보호 등 미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시장을 활용하기 위한 여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기존 금융 방식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여러 테스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젝트 한강'이라는 이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BNK부산·IBK기업은행 등 7개 은행이 참가하고 있다. 편의점과 배달앱 등에서 이를 활용해 결제가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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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사진= 로이터 뉴스핌] |
국제결제은행이 시도하는 '아고라 프로젝트'에도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신한과 NH농협은행, 케이뱅크는 코인의 단점인 변동성을 낮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해외 송금을 하는 테스트에도 참여한다. 일본 프로그맷과 한국페어스퀘어랩, 한국디지털자산수탁이 주최한 '팍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은행권은 한국은행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 외에 각자 내부 팀을 운영하며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토큰증권에도 관심이 많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추진부와 국민지금유닛에서 블록체인 관련 팀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토큰이나 결제 등의 기술을 다양하게 담당하면서 향후 블록체인 기술 관련 서비스를 연구한다. 신한은행도 디지털솔루션부 내 블록체인팀에서 디지털 화폐 등에 대해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가치가 통화 등에 연동되는 만큼 은행에서도 뛰어들 만한 사업으로 보고 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를 대비해 자체적인 스터디와 준비에 착수한 상태이며, 우리은행도 바이셀스탠다드라는 업체와 업무 협약을 맺고 토큰증권이나 조각투자와 관련된 준비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 역시 블록체인 팀을 내부에 두고 연구와 준비를 하고 있다.
은행권이 디지털화폐의 도입을 준비하는 이유는 비용 절감과 시간 단축, 안전성과 간편성 때문이다. 특히 시간 단축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을 정산 기관이 정산하는 데 하루나 이틀 정도가 소요되는 반면,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시스템은 즉시 정산이 이뤄진다.
해외 송금과 관련해서도 은행에서 돈을 환전해 해외에 송금하려면 통상 며칠 단위의 시간과 1% 수수료 등을 지불해야 하는 반면, 스테이블코인 방식이 활성화되면 수 분 정도면 송금이 가능하며, 수수료도 거의 들지 않는다. 송금과 관련해 어떤 단계에 있는지 알 수 없었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보다 투명하게 된 장점도 있다.
안전성도 높아진다. 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디지털화폐에는 정보를 넣을 수 있어, 특정한 조건에 맞는 인원 만이 해당 화폐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이체 실수나 보이스피싱 등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할 때 현재 현금으로 지급하면 목적이 불분명하게 쓰일 수 있는 문제를 없앨 수도 있고, 정부에 세금을 낼 때도 금융기관을 거칠 필요가 없어 효율성이 대폭 개선된다.
은행권에서는 디지털화폐가 활성화될 경우 현재 맡고 있지 않은 결재의 영역이 은행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은행권이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 화폐 등의 연구는 모두 초기 단계로 현재는 금융권에서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가상자산에 대한 기본적 법안이 없는 관계로 디지털 화폐는 통화로서의 지위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 보호나 발행 관리 기준도 없어 어려움이 많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에서 디지털화폐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법제화가 필요해 현재는 초기 검토 단계"라며 "지금은 미래를 위해 연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