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정부·지자체에서 주는 보조금이 회사의 많은 부담을 덜어줬지만 일손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 중소기업 인사 관계자는 "경영자들은 여전히 경영상 최고의 애로사항을 '인재 확보'로 꼽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년 실업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중소기업 인력난은 날이 갈수로 심해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국내 중소기업 수는 771만3985개로 전체 기업 중 99.9%로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근본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늘 풀지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이나영 중기벤처부 기자 |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4만명 늘었다. 그러나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11개월 연속으로 줄었고, 청년(15~29세) 취업자는 지난해 11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중소기업이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취업 준비생은 구직난을 토로하고 있는 모습이다. 근로자는 기업을 찾아 헤매고, 기업은 근로자를 찾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 취업경쟁률은 높아지고 중소기업 인력난은 심해지는 인력 수급 불균형과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기업 규모에 따른 인력 시장의 온도 차는 더욱 커져만 간다.
청년 구직자들은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복지 수준으로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강하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결과, 청년세대의 직장 선호도는 '임금 및 복지수준'(86.7%), '근로시간'(70.0%), '근무환경'(65.7%), '고용안정성'(57.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내 노동시장에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지난 9월 기준, 246만원 수준으로 국내 대기업 근로자의 월 소득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약 1.7배에 달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복지 격차도 10년 새 3배가 됐다.
매해 소폭으로 증가, 감소를 반복할 뿐 대·중소기업 간 임금 및 복지 격차는 여전히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상태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처우 개선이 시급하지만 마땅한 유인책은 부족한 상황인 게 현실이다.
실제 중소기업 재직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은 내년도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가입 대상은 제조업과 건설업으로 한정해 중소기업 재직자를 지원한다는 취지는 살렸지만 공제 만기는 5년에서 3년으로 줄고 신규 가입자 예산도 416억 원에서 198억 원으로 줄었다.
반면, 최근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과 복지 격차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시행하도록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대·중소기업 간 임금 및 복지 격차의 간극이 좁혀 나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이 잘 돼야 임금 등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다. 정부는 연구개발 지원과 법인세 감면 등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불균형한 인력난의 문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결국 대기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제적·문화적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중소기업이 가진 감정을 부각 시킬 수 있는 또다른 방안들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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