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K-이민정책] 노총각 울리는 국제결혼

기사입력 : 2023년09월11일 10:05

최종수정 : 2023년09월11일 10:05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그녀가 외국인등록증을 받자 도망갔어요"

미래학자들은 대한민국은 출산 파업중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구 대위기에 이민수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중앙정부는 이민정책에 대한 밑그림이나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야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과 산업인력 부족해소를 위한 단편적인 논의들이 시작되었지만 국민적 공감대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정치적 찬반 논쟁만 하고 있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인구문제와 지방소멸 현실을 짚어보고, 각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한국형 이민정책(K-이민정책)에 대한 길을 제시해 본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우리나라 '출입국관리법'에 의하면 총 37개의 비자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 '이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비자는 결혼이민(F-6)뿐이다. 따지고 보면 이민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결혼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은 영주와 귀화절차를 거쳐 국민이 되는 지름길이기도 하니 한국으로 이민을 원한다면 국제결혼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된다.

과거 국적법 개정전에는 '부부동일 국적주의'에 의해 결혼만 하면 곧 바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결혼 후 최소 2년이 지나야 귀화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결혼 이민자는 간이귀화 절차를 통해 비교적 쉽게 귀화 신청이 가능하고, 한국국적 취득 후에도 원래 국적도 계속 보유할 수 있으므로 국제결혼의 수요는 꾸준하는 동시에 그에 따른 잡음도 그치지 않는다.

한때 결혼 이민자의 대부분은 '조선족'으로 불리는 중국동포가 차지했다. 이는 실제 한국인과 결혼 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것 보다 한국행 비자가 어려운 중국동포들의 입국 비자 발급이 목적이었으니 소위 '위장결혼' 사례가 빈번했다.

그러나 동포 포용정책의 일환으로 방문취업(H-2)비자와 재외동포(F-4) 가 확대되면서 동포의 결혼비자 신청은 급격히 감소했고 대신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국민들의 비중이 늘어났다.

이처럼 국제결혼의 트렌드가 바뀌어 가기는 하지만 일부 지방자체단체에서는 1990년대 초부터 농촌에서 배우자를 구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해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연결해 주는 '농촌 총각 결혼시키기' 사업을 시행하고, 각종 결혼 지원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최근 국제결혼 지원 조례는 속속이 폐지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국제결혼이 단기간에 속성으로 이뤄지며 여성을 상업화한다는 '매매혼'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제결혼 부부의 만남부터 결혼식까지 소요된 기간은 단 5.7일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유로 국제결혼이 매매혼이라는 오명과 함께 국제 인신매매 보고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 발표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올해 6월 공개된 미국 국무부의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2년 연속 2등급 국가로 분류되었는데 국제결혼을 빙자한 성매매와 노동착취가 문제가 되었다. 

국제 결혼 비용도 크게 차이 났다. 한국인 배우자가 지불한 결혼 중개 수수료는 평균 1372만원에 달했지만, 외국인 배우자가 낸 수수료는 69만원에 그쳤다. 큰 나이차도 매매혼 논란을 키웠다. 한국인 배우자는 40대가 61.9%로 가장 많은 반면 외국인 배우자는 10명 중 8명이 20대(79.5%)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건만 보고 덜컥 결혼했다가 국적을 취득한 뒤 사라지는 외국인 배우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는 '결혼 직후 베트남 아내가 가출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경북 포항에 거주 중인 A씨는 "아내가 지난 7월 4일 가출했다. 이유를 모르겠다. 저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어디로 갔는지 정말 걱정된다"며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장인께서도 아내가 금전적 이유로 가출한 것이라면 다시 만나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글을 통해서도 "외국인 그녀가 38일 만에 외국인등록증이 나오자마자 도망갔다"며 "그녀의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았는데 명예 모욕죄로 고소하고 베트남 변호사를 고용해 이혼 소송을 진행할 거라 하더라"고 호소했다.

유튜브에 '베트남 국제결혼', '베트남 인연 만들기' 등을 검색하자 베트남 여성의 사진과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영상들이 쏟아졌다. [사진=유튜브 캡처]

불법 국제결혼중개업소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국제결혼' 키워드를 검색하자 '우즈벡 국제 결혼 도와드립니다', '라오스 국제 결혼 현장 매니저' 등 인증되지 않은 중개업체 오픈채팅방이 쏟아져 나왔다. 여성의 사진과 함께 신체 사이즈와 나이, 국적,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올리는 불법 광고들도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국제결혼으로 여러가지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하자, 법무부는 2004년 부터 건전한 국제결혼 문화 정착을 위해 결혼이민(F-6) 비자발급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우영옥 교수(성결대 행정학과)는 "국제결혼은 사적 영역에 해당하므로 결혼 자체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가 없다. 그러나 비자 발급은 공적 영역이므로 어느 정도 혼인의 진정성을 심사하여 비자발급을 조절할 수 있다"며 결혼이민 비자 발급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비자심사 강화에만 방점을 두면 결혼비자 발급과정에 민원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브로커의 비용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배우자가 과거 불법체류 경력이 있거나 재혼 등의 경우에는 결혼비자가 더욱 힘들다. 

재외공관에 이러한 심사를 전담할 비자영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구로구에서 결혼비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한 행정사는 "결혼비자는 다른 비자와 달라 제출서류도 복잡하고 개인별 특수한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 영사면담을 요청해도 심사 시간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되기가 일쑤다"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결혼비자는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을 적절히 조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볼 수 있으며, 중국동포의 결혼비자가 감소한 것이 동포들의 취업을 확대한 것에 기인하듯이 한국입국을 희망하는 국가에 대한 취업비자를 확대한다면 결혼을 입국의 수단으로 삼는 위장 결혼의 폐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이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allpas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사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