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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부동산주간뷰] 다가오는 미분양 공포...국토장관은 왜 '아직'이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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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미분양 위기 기준 '준공후 미분양'으로 바꿔
부동산규제 완화와 금융당국 유동성 공급 등 시장 분위기 바뀐 점도 영향
물량 앞에 장사 없어…부동산 PF 위기 관리 간과해선 안돼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 1월 미분양 물량이 7만5000가구를 돌파했다. 지난달 6만8000여 가구에 비해 10.6%가 더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마침 국토부 미분양 통계가 발표된 이날(7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자가 직접 물어봤다.

원 장관이 발언했던 행간을 다시 한번 읇어보자. 그는 "미분양은 현재 지난 달(12월)보다 상당수 늘었다. 하지만 선분양제도 하에 현 미분양 물량을 악성을 볼 순 없다."고 했다. 미분양 기준을 '전체'가 아닌 '악성' 기준으로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 장관의 미분양 대한 분석은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그는 "새롭게 등록되는 미분양 대부분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물량이다. 또 미분양 추세가 기존 지역에 쌓여 있는 곳보다는 없던 곳에서 소량 나오면서 전체 물량이 늘어난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 미분양 가운데 수도권이나 차상위 입지에선 미분양 물량이 의미 있는 숫자로 해소 중이다. 이미 최대치에 달한 곳은 거의 늘지 않고 있다"면서 미분양 최대물량이 쏠려 있는 대구가 100채 증가에 그친 점을 예로 들기까지 했다. 수도권의 미분양은 지방에 비해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지방 역시 미분양이 많이 쌓인 지역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 장관은 악성 미분양 증가여부를 주요 지표로 삼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악성 미분양 물량 증가는 수십 가구에 불과하다. 전체 악성 미분양도 장기 평균값의 1/4를 밑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분양 대책을 내놓기에는 "한참 먼 얘기"라고 단언했다.

원 장관이 미분양 '레드라인'을 '분양 직후'에서 '준공 후' 즉, 악성 미분양 기준으로 바꾼 데에는 최근 정부의 정책효과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규제완화와 함께 유동성 공급 등이 시장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바꿔놓았다는 자신감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정부 정책의 초점은 가격등락에 있는 것이 아닌 시장 정상화에 있는 것이다. 레고랜드 발(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는 실물경제에 상당한 충격으로 단초를 줄 수도 있었기에 금융당국과 함께 기밀하게 움직인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둔촌주공 미분양 위기에) 5조원의 PF보증도 바로 들어 간 이유"라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매트리스'를 깔아 놓았다는 비유를 들어 정부의 안전판이 공고하다는 점을 강조 했다. 그는 "금융권과 대주단이 물려 있는 악성 PF도 금융 재구조화를 통해 부동산발 자금경색이 금융권으로 넘어오더라도 이를 받을 수 있는 매트리스를 크게 깔아 놓았기 때문에 자금경색 문제도 거의 해소된 상태로 본다"고 했다.

원 장관이 얘기하는 또 하나의 매트리스는 HUG의 보증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체 미분양 증가에도 이들 물량 대부분이 HUG 보증에 있기 때문에 공사가 장기적으로 중단되거나 자금을 물리는 위기까지 오지는 않을 것으로 원 장관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오히려 시장 기능이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일부 건설사들의 연체대금이나 HUG 보증에도 못 들어오는 사업장이라면 부동산침체기 아니더라도 시장원리가 작동돼야 하는 게 맞다. 소비자가 외면하는 곳이라면 그에 따른 책임은 사업자가 져야 맞다"고 했다.

원 장관은 건설사들의 정부 지원대책요구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분양 열기가 식은 탓도 있겠지만 호황기에 고분양가로 분양해 온 건설사들의 책임도 크다. 주변시세보다 비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미분양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해달라는 건설사의 요구는 '반시장적', '반양심적'"이라고 했다. 정부는 안전판을 충분히 깔아놨으니 미분양 해소하기 위한 자구노력은 건설사 스스로 해야 할 일인 만큼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내비친 셈이다.

원 장관은 이로 인한 민간 위축 우려에 대해선 공공 공급물량을 늘리는데 더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3기 신도시 뿐만 아니라 '1기 신도시 특별법'와 같은 재정비사업의 공급 기반을 정부가 조성한 만큼 공급차질을 빚을 정도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원 장관이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미분양을 대하는 자신감을 비판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정치색을 빼고 시장 관점에서도 지지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다만 올해는 국내외적 변수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악성이 아니더라도 전체 미분양이 쌓이는 속도가 빠른 추세가 결코 위기가 아니라고 볼 순 없다. 그만큼 부동산PF의 부실화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전판이 있다고 하더라도 물량 앞엔 장사 없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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