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5부제 시행 가능성…걸프전 이후 첫 시행될 듯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급 불안이 현실화되면서 정부가 차량 5부제 등 강도 높은 수요 억제 조치를 본격 검토하고 있다.
특히 위기경보가 '주의' 단계로 격상되면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전국 단위 차량 운행 제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현재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주의' 단계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1단계(관심)→2단계(주의)→3단계(경계)→4단계(심각) 등 4단계다.
정부는 중동 주요 산유국의 생산 차질과 호르무즈 해협 불안정으로 실제적인 수급 위협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중동 사태 이후 브렌트유가 약 40% 상승하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전국 차량 5부제 시행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주의 단계로 올리면 차량 5부제 등 시행 가능성 높아진다"며 "공공부문이 먼저 시행하고 민간에는 권고하는 단계 또는 전체 시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 운행 제한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7조, 제8조다. 이 법에 따르면, 에너지 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을 경우 정부는 차량을 포함한 에너지 사용 기자재에 대해 사용 제한을 명령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별도 규정에 따라 승용차 요일제 시행이 의무화돼 있다.
과거에도 유가 급등기마다 차량 운행 제한이 등장했다.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에는 8기통 이상 고급 승용차 운행과 공휴일 차량 운행이 전면 금지됐다.
1991년 걸프전 때는 약 두 달간 전국 단위 10부제가 시행됐는데, 민간까지 포함한 강제 조치는 이 사례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후 2006년 고유가 시기에는 공공기관 승용차 요일제가 도입됐고, 1995년 성수대교 붕괴 사건과 1997년 국제행사 기간에는 교통 혼잡 완화를 위한 한시적 부제가 시행된 사례도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차량 5부제 또는 10부제 도입 검토를 지시하며 에너지 절약 대책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시장 단속도 강화하고 있어, 이르면 이달부터 차량 운행 제한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5부제 등 차량 부제 전면 시행 시 국민 불편과 경제활동 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실제 도입 여부와 적용 범위는 위기 수준과 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