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112기본법 상정…긴급조치 허용 담겨
소방 119구조·구급법 긴급조치와 궤 같이 해
경찰, 법 제정 찬성…형량은 국민 법감정 고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건물 출입 등 긴급조치를 막으면 벌금 처분을 내리는 이른바 '112기본법' 제정에 대한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
적극적인 현장 대응을 위해 형사 책임 감면을 담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개정한 경찰은 112기본법도 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 112기본법으로도 불리는 '112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안'을 포함해 67개 법안을 상정했다.
112기본법은 경찰 출신인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1월 대표 발의했다. 112신고 접수·처리, 112시스템 체계적인 관리 및 운영, 긴급신고 대응 체계를 법으로 명확히 한다는 내용이다.
핵심 내용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긴급조치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제10조 1항은 경찰관이 112신고를 처리할 때 사람의 생명·신체에 급박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다른 사람 토지와 건물, 물건을 일시 사용(또는 제한)하거나 토지·건물에 출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만약 경찰의 긴급조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 또는 방해하면 300만원 이하 벌금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9.07 pangbin@newspim.com |
이는 국민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의 긴급조치와도 맥을 같이한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15조 1항은 소방청장 등이 구조·구급 활동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다른 사람 토지·건물 또는 그 밖의 물건을 일시 사용, 사용의 제한 또는 처분을 하거나 토지·건물에 출입할 수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 또는 방해하면 300만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는다.
경찰관에게 긴급조치 권한을 부여하면 경찰이 수색 영장이 없어도 건물은 물론이고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강윤성 전자발찌 훼손 살인 사건'과 같은 사례를 막을 수 있는 것. 강윤성이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하자 당시 경찰은 강윤성 주거지를 찾아갔지만 수색 영장이 없어서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험 단계에서 경찰이 선제적·예방적으로 개입해 사전에 범죄·사고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며 "국민 생명을 지키는 소방도 구조법에 긴급조치 요건과 처벌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112기본법에는 위계·위력·폭행·협박 등으로 112신고 접수·처리 업무를 방해해서는 안 되며 이를 어기면 처벌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경찰이 112신고 접수·처리를 위해 개인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해도 처벌한다는 내용도 반영됐다. 거짓으로 112신고에 신고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형법상 공무방해에 관한 죄로 처벌 가능한 행위는 위계와 폭행, 협박으로 112기본법에는 위력을 추가한 것"이라며 "적용 대상도 공무원에 한정하지 않고 112신고 접수, 처리 방해를 받는 민간인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형량은 국민 법 감정을 고려해야 하므로 필요하면 공청회를 여는 등 국민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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