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해제나 다름없다"…국방위원장 "지휘부 책임 물어야"
군 내부 "취지 왜곡됐지만 총기 대체는 부적절"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강원도 전방부대 일부에서 위병소 초병의 경계 장비를 K2 소총 대신 삼단봉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 지휘부의 안보 인식에 논란이 번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합동참모본부가 "부대별 작전 환경을 고려해 장성급 지휘관 판단에 따라 삼단봉·테이저건 등 비(非)살상 수단으로 총기를 대체할 수 있다"는 지침을 하달한 것이 발단이다. 해당 방안은 육군의 건의로 이뤄졌으며, 국방부 장관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병소는 부대의 '눈'이자 '방패'로, 24시간 경계 근무를 서며 K2 소총과 공포탄을 상시 휴대한다. 유사시 적군이 가장 먼저 침투하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초병의 즉각적 대응태세가 부대 생존의 관건이다.
그런데 일부 부대에서 총기 대신 삼단봉을 지급하고,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는 경고 문구까지 삭제하는 방안이 내부 검토 문건으로 알려지자 "화기 든 적군 앞에 맨손으로 서라는 것이냐"는 비판이 폭발했다. 군 장병 사이에서는 "무장한 북한군이 침투하면 삼단봉을 든 우리 군은 몰살"이라는 냉소까지 흘러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육군은 뒤늦게 해당 방안을 철회했지만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4일 배포한 자료에서 "총기 관리 안전만 생각한 군의 판단은 국방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행위"라며 "이런 결정을 내린 합참 지휘부는 스스로 자격이 없음을 시인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우리의 이런 조치를 보면 군 스스로 무력화되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평화 타령만 하며 군 기강을 해이하게 만든 지휘부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경계 작전 중 민간인 오인 사격 방지를 위한 비살상 장비 병행 사용 취지를 왜곡하지 말라"면서도, "총기 대신 삼단봉으로 대체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는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살상 장비는 병행 보조 수단이지 주무장이 될 수 없다"며 "전방 경계 근무자는 교전 규칙상 즉시 대응 임무를 갖는데, 총기 제거는 작전 원칙에 근본적으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한 '병영 문화 개선' 기조 속에서, 안전 중심의 지휘·관리 지침이 잇따라 현장과 충돌하고 있다. 언어 순화, 훈련 완화, 총기 관리 강화 등의 조치가 이어지며 일선 부대에선 "군기가 약화된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성 위원장의 발언은 이번 일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평시 안전'과 '유사시 전투 태세'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군 지휘부의 '기강 해이' 지적이란 측면에서 군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