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미국과 러시아의 제네바 고위급 회담을 나흘 앞두고 유럽연합(EU)이 유럽에서 세력권을 양분하려는 미국과 러시아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새로운 세력권 분할에서 EU도 당연히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EU가 재차 강조한 것이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요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우리는 얄타시대에 사는 것이 아니라 2022년을 살고 있다"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유럽에서 세력권을 양분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렐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의 안전보장에 대한 요구를 결코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최근 NATO의 동진 정책에 위협을 느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볼모로 미국과 NATO에 대해 러시아의 안전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오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고, 12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NATO와 회의를 진행한다.
이 두 협상에서 동유럽 국가에 미군 주둔을 금지하는 등의 러시아 요구가 구체적으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보렐은 "지금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세력권 형성 협상 나중 단계에서 반드시 EU가 역할을 할 것"이라며 "EU가 결코 '중립적 방관자'가 될 수는 없다"고 못 밖았다.
현재 EU회원국들은 러시아 대응에서 서로 다른 입장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율이 마무리되는 즉시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보렐의 발언은 어제부터 3일간 우크라이나 방문 중에 나온 것이다. EU의 고위급 관계자가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얄타협상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가 항복하고 독일도 패할 기미를 보이자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연합국 지도자들이 종전 후 유럽 점령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크림반도 얄타에서 1주일간 진행했다.
당시 협상에서 일단 독일을 미국·영국·프랑스·소련 4국이 분할 점령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요셉 보렐 EU외교안보 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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