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NGL·에너지 파생상품 등 포함
공급망 우려 지속에 WTI 98달러선… 시장에선 "실효성 제한적" 냉소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의 여파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100년 역사를 가진 해운법인 '존스법(Jones Act)'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향후 60일 동안 외국 국적 선박이 미국 내 항구 간에 주요 원자재를 운송할 수 있도록 전격 승인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석탄, 원유, 정제유는 물론 천연가스액(NGL), 비료, 주요 기초 원료 및 기타 에너지 파생 상품을 선적한 외국 선박의 미국 내 항구 간 운송이 가능해진다.
지난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내 항구 사이의 화물 및 승객 운송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해당 법령에 따르면 운송 선박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되거나 대규모 개조를 거쳐야 하며, 미국 국적(US-flag) 선박이어야 한다. 또한 소유주와 선원의 75% 이상이 미국 시민권자여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군이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의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원유 시장의 단기적 차질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정부는 우리의 중요한 공급망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피털 알파 파트너스의 제임스 루시어 매니징 디렉터는 "그동안 존스법은 운송 비용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만들어 휴스턴 항에서 뉴욕항 등 동부 지역으로 휘발유가 전달되는 것을 막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법적 장벽 때문에 뉴욕으로 올 수도 있었던 미국산 원유 기반의 저렴한 휘발유가 국내가 아닌 멕시코로 향했던 것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심각한 압박을 받은 데 따른 대응이다. 실제로 유가는 지난달 28일 전쟁 개시 이후 50% 가까이 폭등하며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파격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문가 대다수는 유가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근본적인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MUFG의 김수진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조치에도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이 위기 이전 수준의 약 3분의 1에 불과한데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통행 역시 여전히 상당 부분 제한받고 있어 실질적인 공급 부족 해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12시 9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2.14% 오른 배럴당 98.27달러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물은 4.96% 급등한 108.55달러를 나타내며 11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