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주후 정부 채무 불이행 사태 가능성을 우려하며, 의회가 이 문제를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4일(현지시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백악관에서 별도 연설을 갖고 "정부 채무 불이행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은 자신의 인프라 예산안 등 저지를 위해 정부 예산안과 정부 채무 한도 조정에 협조를 하지 않은 공화당을 주로 겨냥했다.
그는 현재 28조 4천억달러로 설정돼 있는 연방정부 부채 한도 조정을 거부하는 행위는 "위험하고 수치스런 일"이라며 공화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특히 상원에서 바이든 정부의 각종 법안을 틀어 막고 있는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도중 "나는 상원에서 50명이 필요한데, 48명 밖에 없다"는 푸념도 함께 늘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현재 미 의회에서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의 위치다. 민주당 내부 단속만 이뤄지면 바이든 정부의 법안들을 처리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회에 정부 부채 상한 합의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문제는 상원이다. 상원에선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 동수로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캐스팅 보트도 행사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각종 법안과 프로젝트는 번번히 상원에서 제대로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막혀있다. 이른바 '민주당 내 적군'으로 불리는 중도파 민주당 상원의원이 2명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조 맨친 상원의원은 요즘 상원을 좌지우지하는 인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가장 보수적인 민주당원'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추진했던 이민규제와 보수 대법관 임명 등에 동참했다.
반면 맨친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 집권후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경제부양안, 인프라법안, 최저임금 인상, 총기 규제 등은 물론 공화당의 견제를 무력화하려는 필리버스터 개편안에도 번번히 제동을 걸고 있다. 공화당의 무더기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선 맨친 의원의 동의없이는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법안과 개혁안은 한발짝도 상원의 문턱을 넘을 수 없는 구조다.
여기에 보수성향이 강한 애리조나의 키어틴 시네마 상원의원도 최근 맨친 의원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각종 법안과 개혁안이 의회에서 발목이 잡혀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적군'인 공화당 보다 오히려 '아군'의 맨친과 시네마 의원이 야속할 만하다. "내겐 48명 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절로 나오는 처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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