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상장심사서 모회사·자회사 동시 상장 원칙 금지
M&A시 공정가액 산정 및 외부평가 의무화도 추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자본시장의 구조 개편에 나선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공개와 코스닥 이원화 등 시장 규율을 강화하고, MSCI 선진지수 편입과 신상품 도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8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신뢰 ▲주주보호 ▲혁신 ▲시장 접근성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자본시장을 '프리미엄 시장'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금융당국은 그간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도입,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제도 개편을 통해 코스피 5000 시대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는 재평가를 넘어 구조적 체질 개선 단계로 전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주가조작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합동대응단 인력과 조직을 확대하고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금감원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해 모든 조사 사건으로 범위를 넓힌다. 미공개정보 이용과 사기적 부정거래에 대해서는 투자원금 몰수 근거를 마련하는 등 처벌도 강화한다.
주주 보호 측면에서는 중복상장 금지가 핵심이다. 정부는 거래소 상장 심사 단계에서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해외 거래소를 통한 우회 상장 역시 이사회 주주 충실의무를 통해 규율하기로 했다. 국내 중복상장 비율이 18.4%로 미국(0.4%), 일본(4.4%), 대만(3.2%) 등 주요국 대비 높은 점을 고려한 조치다.
저평가 기업에 대한 '네이밍 앤 셰이밍' 방식도 도입된다. 동일 업종 내 2개 반기 연속 PBR 하위 20% 기업을 공개하고 '저PBR' 태그를 부여한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에는 일정 기간 면제해 자율적 개선을 유도한다. 단,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발적으로 공시하는 기업은 일정 기간 면제해 능동적인 가치제고를 유도한다.
M&A 과정의 공정성도 강화된다. 합병·분할·영업양수도 시 주가뿐 아니라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한 공정가액 산정과 외부평가를 의무화해 합병가액 조정 관행을 차단한다.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해 코스닥 시장은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나뉘는 이원화 구조로 개편된다. 시가총액 상위 성숙 기업은 프리미엄 리그로, 성장 기업은 스탠다드 리그로 분류하고, 부실 우려 기업은 관리군으로 별도 운영하는 승강제 방식이다. 이를 통해 우량 기술주의 코스피 이전을 막고 코스닥의 혁신시장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술특례상장도 확대된다. 기존 바이오·AI·우주·에너지에 더해 첨단로봇, K-콘텐츠, 사이버보안 등으로 확대하며, 모태펀드 평가 기준을 '회수율'에서 '상장 이후 성과'로 전환한다. 딥테크 분야는 투자 회수 기간을 고려해 펀드 만기를 10년 이상으로 연장할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30조원 이상 투자 목표로 본격 가동된다.
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도도 병행된다.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 등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요건 정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신상품도 잇따라 도입된다. 해외주식 투자금을 국내로 환류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국내시장복귀계좌(RIA)와 개인 선물환이 이달 출시된다. 단일종목 ETF와 기업성장펀드(BDC),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2분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토큰증권(STO) 제도화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2027년 2월 시행을 목표로 민관 협의체를 통해 기술 인프라와 세부 제도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방안과 관련한 주요 입법과 규정 개정을 올해 상반기 중 집중 추진한다.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개정안 등 핵심 법안은 6월까지 국회에 발의할 예정이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