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전달부터 TV 토론까지 '압축 노하우'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명함은 후보가 유권자에게 직접 손에서 손으로 줄 수 있는 유일한 홍보물이다."
정치권의 해묵은 관행인 '고가 출판기념회'를 정조준하며 인쇄 원가 3000원에 출간된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후보자 핸드북'이 화제다. 이준석 대표가 "험지를 돌파하며 쌓아온 소중한 경험"이라고 소개했다. 화려한 정치 수사 대신 현장에서 즉각 발휘할 수 있는 '무기'들을 구체적인 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 명함 전달의 핵심은 '3초'…'눈-손-입' 법칙으로 승부
핸드북이 가장 강조하는 기초 종목은 '명함 배부' 건네기다. 단순히 뿌리는 양에 집착하지 말고 한 장을 주더라도 유권자의 마음 속에 '표'를 심어야 한다.
핵심은 '눈-손-입' 법칙이다. 명함을 건네기 전 1초, 건넨 후 1초 동안 상대의 눈을 따뜻하게 응시하는 것이 상업용 전단지 배포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명함 글씨를 유권자가 바로 읽을 수 있게 돌려 잡고 두 손으로 정중히 건넨다. "젊은 구의원 OOO입니다"처럼 자신의 포지셔닝이 담긴 한마디를 곁들여야 한다.
거절당했을 때의 대응도 기술이다. 명함을 버리는 유권자 앞에서도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밝게 인사하며 물러나는 성숙함이, 주변에서 지켜보는 다른 유권자들에게 더 강력한 신뢰감을 형성한다는 분석이다.
◆ '넛지' 전략의 활용…버려지지 않는 명함 만드는 법
장소와 타겟에 따른 전략적 배부도 눈길을 끈다. 전통시장에서는 "요즘 물가가 너무 힘들죠?"와 같은 짧은 대화로 시작하는 '체류전'을, 전철역에서는 짧은 눈맞춤 중심의 '속도전'을 권장한다.
특히 유권자가 명함을 보관할 '실질적 이유'를 만들어주는 '넛지(Nudge) 전략'이 돋보인다. 명함 뒷면에 '우리 동네 쓰레기 배출 요일'이나 '야간 진료 병원 명단' 등을 작게 인쇄하는 방식이다. 또 30초 분량의 지역 공약 영상으로 연결되는 큐알(QR) 코드를 인쇄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세밀함도 담겼다.

◆ TV 토론의 기술…'하이퍼 로컬' 서사와 팩트 체크
텔레비전(TV) 토론회 준비 과정에서는 막연한 희망 고문보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스테이트크래프트(Statecraft)'를 주문한다. "많이 좋아질 것"이라는 말 대신 "지표상 0%의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통계 기반의 답변이 유권자의 신뢰를 얻는다.
특히 기초단체장 후보라면 "방화3동 골목길"이나 "양동 복지관"처럼 구체적인 지명을 언급하는 '하이퍼 로컬(Hyper-local)' 서사가 필수적이다. 상대 후보를 공격할 때도 감정적인 네거티브 대신, 공신력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그때는 맞고 지금은 왜 틀린가"를 묻는 질문 형식의 공격이 토론의 주도권을 쥐는 데 효과적이라고 가이드한다.
◆ "사심 없는 나눔이 정치 변화의 시작"…이준석의 승부수
이 대표는 "정치 변화란 서로 사심 없이 가진 것을 나눌 때 더 많은 시민이 용기를 내어 정치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출간 취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정치인들은 정치자금을 수금하겠다고 내용도 없는 책을 비싸게 강매하지만 개혁신당은 인쇄 원가에 우리의 노하우를 공개한다"며 기존 정치권의 관행도 비판했다.
이번 핸드북은 출마 전 자기 점검부터 캠프 조직, 전략 수립, 홍보와 위기관리까지 선거의 모든 과정을 7단계로 체계화했다. 특히 온·오프라인 홍보 전략과 TV 토론 준비, 개표 후 대응 매뉴얼까지 수록해 실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allpas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