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5·패키징·파운드리까지 범위 확장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와 AMD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을 메모리 중심에서 파운드리·플랫폼까지 확대한다. 이번 협력은 AMD AI 가속기에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우선 탑재하는 것을 포함해 AI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차원으로, 양사 관계가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구조적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18일 평택사업장에서 AMD와 차세대 AI 메모리·컴퓨팅 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는 AMD 차세대 AI 가속기에 탑재될 HBM4를 우선 공급하고, 더블데이터레이트(DDR)5·파운드리·패키징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
◆ HBM4 공급 확대…AI 가속기 핵심 축
이날 협약식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과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전 부회장은 "삼성과 AMD는 AI 컴퓨팅 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협력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를 선도하는 HBM4와 차세대 메모리 아키텍처, 최첨단 파운드리·패키징 기술까지 삼성은 AMD의 AI 로드맵을 지원할 수 있는 턴키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사 수 CEO는 "차세대 AI 인프라 구현을 위해서는 업계 전반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삼성의 첨단 메모리 기술과 AMD의 인스팅트(Instinct) 그래픽처리장치(GPU), EPYC 중앙처리장치(CPU), 랙 스케일 플랫폼을 결합하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AMD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차세대 AI 가속기 '인스팅트 MI455X' GPU에 HBM4를 공급할 계획이다.
HBM4는 데이터 처리 속도 최대 13Gbps, 최대 대역폭 3.3TB/s 수준으로,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고성능 시스템에 최적화된 메모리로 평가된다.
◆ DDR5·플랫폼까지 확장…데이터센터 협력 강화
삼성전자와 AMD는 메모리 공급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플랫폼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한다. 먼저 양사는 AI 데이터센터 랙 단위 플랫폼 '헬리오스(Helios)'와 6세대 EPYC 서버 CPU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성능 DDR5 메모리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헬리오스는 서버를 랙 단위로 통합한 데이터센터 플랫폼으로, AI 인프라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EPYC CPU는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서버 프로세서다.
◆ 파운드리·패키징까지 논의…턴키 협력 본격화
또 향후 AMD 차세대 제품 위탁생산을 포함한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도 논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 솔루션을 강점으로 내세워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c D램과 4나노미터(㎚) 베이스다이 기술 기반 HBM4를 지난 2월부터 양산 출하한 데 이어, 이번 협력을 통해 HBM 시장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 20년 협력 기반…AI 동맹으로 확장
삼성전자와 AMD는 약 20년간 그래픽, 모바일, 컴퓨팅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삼성전자는 AMD AI 가속기 'MI350X', 'MI355'에 탑재된 HBM3E 주요 공급사 역할을 해온 바 있다.

삼성전자는 "양사는 이번 MOU 체결을 통해 AI·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며, 고객들에게 최적의 AI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 AI 반도체, GPU·메모리 '공동 설계' 흐름
이번 협력은 단순 공급 계약을 넘어 AI 반도체 설계 방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GPU와 메모리 간 설계 최적화 중요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AI 가속기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GPU와 HBM 간 데이터 처리 효율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메모리 업체와 GPU 설계 기업 간 협력도 더욱 긴밀해지는 추세다.
이번 협력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사례로, 메모리 기술과 연산 칩 설계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AI 반도체 산업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 메모리·파운드리 결합…HBM4 경쟁력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의 경쟁력도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과 HBM 등 고성능 메모리 기술과 함께 3나노 및 2나노 GAA 공정 기반 파운드리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통합 역량은 AI 반도체를 시스템 단위로 최적화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한다.

HBM4는 이러한 기술이 결합된 대표 제품이다. 1c D램과 4나노 로직 공정 기반 베이스다이를 결합한 구조로, 메모리와 로직 기술 간 시너지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요구되는 고성능 데이터 처리를 지원한다.
특히 4나노 로직다이는 동일 기능을 더 낮은 전압에서 구현할 수 있어 고속 신호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과 전력 변동성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이에 따라 HBM4 경쟁은 단순 적층 기술을 넘어 로직 설계와 파운드리 공정 역량까지 포함한 '시스템 경쟁'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 2나노 공정 변수…AI 반도체 경쟁 축
이러한 흐름은 파운드리 공정 경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은 GAA 구조를 기반으로 채널을 네 면에서 감싸 전류 제어 능력을 높이고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AI 반도체는 대규모 연산 특성상 전력 효율과 성능이 핵심인 만큼, 첨단 공정 적용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테슬라 차세대 'AI6' 칩이 삼성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인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과 양산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