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외국인 LG화학 8539억원 순매수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 '언택트 3대장'도 사들여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일명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로 통칭되는 성장주들을 대거 장바구니에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1월 4일~2월 9일)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BBIG 업종을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섰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배터리 대표주로 꼽히는 LG화학이다. 외국인은 약 8539억원어치의 LG화학 주식을 순매수했다. LG화학은 지난해에도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2021.02.09 saewkim91@newspim.com |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이 LG화학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규모가 지난해 324만대에서 440만대로 36% 증가하는 가운데, LG화학이 20% 초반의 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 CATL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LG화학은 후보시절부터 친환경 공약을 내세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수혜주로 한차례 더 주목을 받았다. 외국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올해 들어 주가도 9% 넘게 올랐다. 지난달 13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종가 기준 처음으로 100만원을 터치했다.
외국인은 LG화학 다음으로 '언택트(비대면) 3대장'으로 꼽히는 △네이버(6141억원) △카카오(5102억원) △엔씨소프트(3825억원)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네이버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고공행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3041억원, 1조215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대비 각각 22%, 5% 증가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wattpad) 인수와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에 대한 투자 등을 단행하며 성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도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카카오는 10일 장중 49만5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호실적 외에도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이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출시 기대감에 외국인의 관심을 받고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국내에서 '블레이드 앤 소울2'를, 일본과 대만에서는 '리니지2M'를 출시한다.
이외에도 외국인은 금융지주에도 관심을 보였다. 외국인은 △하나금융지주(2290억원) △신한지주(2198억원) △KB금융(2089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해 '동학개미 운동'으로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종목을 순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5328억원으로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KB금융의 지난해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577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한편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 관련 종목에 관심을 보였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대장주로 거론되는 씨젠이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1137억원어치의 씨젠 주식을 순매수했다. 다만 연초 이후 씨젠의 지수는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매출을 부풀렸다 적발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까지 받은 상태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씨젠 다음으로 △에이치엘비 △스튜디오드래곤 △펄어비스 △리노공업 △케이엠더블유 △휴젤 △아프리카TV △유진테크 △티씨케이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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