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라호텔, 20%대 투숙률에도 매출은 보전
한달 앞당겨 출시한 빙수 영향...식음 매출 호조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서울 신라호텔이 올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저조한 투숙률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다소 선방해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비결은 신라호텔의 명물 '애플망고빙수'에 있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애망빙'으로 통하는 이 제품은 원가가 높아 수익성은 낮지만 여름 시즌 신라호텔의 식음 매출을 견인하는 일등 공신이다.
◆"3시간 줄서서 먹어요"...투숙률 줄어도 식음은 견조
9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서울 신라호텔은 투숙률 28%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간 투숙률 중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지난 1분기(44%)와 비교해도 16%포인트(p) 줄어들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8.07 hrgu90@newspim.com |
반면 서울 신라호텔이 2분기 기록한 매출은 272억원으로 전 분기(277억원) 대비 소폭(5억원) 감소했다. 객실매출이 떨어졌지만 식음부문이 이를 만회했다. 통상 식음부문 매출은 서울 신라호텔 전체 매출에서 약 35%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신라호텔은 1층 라운지인 '더라이브러리'와 한식당 '라연', 뷔페식 '더파크뷰', 중식당 '팔선', 일식당 '아리아께',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 등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좌석간 일정 거리가 유지되는 호텔식이 오히려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이다.
이 중에서도 여름 시즌 더라이브러리에서 판매되는 애플망고빙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SNS 상에서는 "3시간 대기해서 겨우 먹었다", "앞에 대기가 20팀이 있어 포기했다"는 등의 후기가 넘친다. 애플망고빙수를 맛보기 위해 신라호텔을 방문한 고객들만 해도 상당하다.
특히 올해는 망고 수급 문제로 인해 가격을 올렸지만 작년 보다 한 달가량 먼저 출시했다. 현재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전년(5만4000원) 대비 5000원 인상된 5만9000원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애플망고빙수 주말 판매를 중단하고 주중으로 수요가 옮겨지면서 평일 기준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서 "식음 매장 매출 전체도 5월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어 현재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신라호텔에서 판매되고 있는 애플망고빙수 [사진=호텔신라] 2020.08.07 hrgu90@newspim.com |
◆몸 값 비싼 제주 애플망고..."많이 팔아도 남는 건 없어"
하지만 애플망고빙수 판매로 인한 수익성은 높지 않다. 제주산 애플망고 사용을 고집하면서 원가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진 탓이다.
신라호텔에 따르면 애플망고빙수 한 그릇(850g) 원가는 판매가(5만9000원)의 70%에 달한다. 빙수 한 그릇에는 제주산 애플망고와 눈꽃빙수, 팥, 연유, 샤베트, 퓨레 등 재료가 들어간다. 특히 제주산 애플망고가 한 그릇에 2개 가량 사용되는데 이 가격이 3만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호텔 인건비가 더해지면 순 마진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호텔신라는 2011년 애플망고빙수를 출시한 이래 제주산 애플망고 만을 사용하고 있다. 수입 망고 대비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제주산을 굳이 사용하는 이유는 '신라호텔의 상징'이란 자존심 때문이다. 또 출시할 때부터 목적을 둔 '제주 농가외의 상생'이란 의미도 강하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애플망고 수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날씨보다는 코로나19로 수입산 망고 공급이 줄면서 제주산 애플망고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 원가가 급증했다"며 "애플망고빙수 한 그릇에 담기는 망고의 원가가 약 5000원 올라 판매가격도 동일하게 인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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