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월 360억 부담...공항과 임대료 협상 必
연말까지 제주免 진출 여부 결정...지역여론 암초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와 제주 시내면세점 진출 타이밍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는 8월로 정부의 공항 임대료 지원이 끝나면서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점 사업자 중 가장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게 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조기 철수설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은 지난 달 20억원을 손해보며 원점으로 돌렸으나, 정부가 신규 특허를 내주면서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부지계약 20억 손해봤는데...타이밍 놓친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
20일 신세계디에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가 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추가 허용함에 따라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신세계디에프 1분기 실적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7.16 hrgu90@newspim.com |
관세청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모집 공고는 이달 중 발표된다. 접수는 올해 말까지 받을 계획이다. 특허심사위원회가 내년 1월 중 열리면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2월 중에는 사업자 선정 결과가 나온다.
신세계면세점은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 추진으로 이미 20억원 이상을 손해봤다. 기재부의 신규 특허 결정이 미뤄지면서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제주시 연동 뉴크라운호텔 부지 매매계약을 맺은 A교육재단에 계약 해지 위약금 20억원을 물어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업 타이밍이 어긋난 셈이다. 당초 신세계면세점은 늦어도 5월 말까지는 신규 특허가 날 것이라 예상하고 지난해 7월 부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역별 관광통계 발표가 연기됨에 따라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 개최 시기도 미뤄졌다.
신세계가 제주 면세점 사업에 열의를 갖고 있는 만큼 계속 추진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이 지난달 1일 사업을 잠정 보류하며 위약금을 지불한 것은 특허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 당장 잔금 치르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제주 지역 여론은 암초가 될 전망이다. 제주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발표가 있은 직후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와 제주참여환경연대는 기재부에 신규 면세점 입점 허용 재고를 촉구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 계획을 원점으로 돌린 상태에서 다시 투자 규모 등을 따져보고 있다"며 "공고 이후 접수까지 5~6개월 시간이 있는 상태여서 급하게 재추진 여부 결과가 나올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들 0원 낼 때 신세계만 300억대 부담?...임대료 할인이 선결과제
신세계면세점에게 더 시급한 일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임대료 협상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오는 9월부터 사실상 '0원'에 가까운 임대료를 낼 때 신세계면세점은 월 36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DF1(탑승동)과 DF5(패션·잡화) 구역을 운영 중이다. 이는 지난 2018년 롯데면세점이 반납한 사업권을 신세계면세점이 신규 계약한 것으로 만료일은 오는 2023년 8월이다. 당시 입찰에서 신세계면세점은 신라면세점 대비 20% 이상 높은 임대료를 제시해 사업권을 따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조기 철수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에 따른 공항 입점 사업자 임대료 50% 할인은 8월부로 종료된다. 또한 당초 계약기간이 8월 만료인 롯데와 신라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와의 계약 연장 협상에 따라 최대 6개월간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내게 됐다. 공항이용객 급감으로 매출이 평년 대비 95%가량 줄어든 상태여서 우호적인 조건에 연장 계약을 한 셈이다.
다만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T1에서 철수할 시 800억원대의 위약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인천공항 T1에서 3개 사업권을 반납한 롯데면세점도 187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납부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한 곳만 계약시 임대료 100%를 내는 것은 무리가 있으므로 공사에서 추가 검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그랜드면세점도 계약 기간이 남은 사업자인데, 이들 모두가 철수를 결정하면 공사에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