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서 퇴임 기자회견 갖고 40년 정치인생 회고
"적폐청산 지루, '정치보복 연장' 주장하는 세력 늘어나"
"국난 극복 성과 없으면 불평·불평 나오기 시작할 것"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대 국회의장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관련해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국난의 극복"이라며 "코로나19에 관해 전 세계적으로 받는 평판에 걸맞게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과 21대 국회 민주당의 입법과제'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의장은 그러면서 "오만에 빠지기 쉽고 여기서 혹시 또 헛발질할 수 있어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며 "중요한 건 성과를 내지 않으면 이제 슬슬 불평·불만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이어 "모든 지도자들이 적폐청산을 가지고 시작하는데 그게 지루해진다"며 "시종일관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정치보복 연장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늘어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 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20.05.21 leehs@newspim.com |
그는 "그렇게 되면 개혁 동력을 상실하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자신의 40년 정치인생을 돌아보며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을 꼽았다.
문 의장은 그러면서 "가장 슬픈 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이라며 "가장 슬프다면 슬프고 가슴 쓰린 날"이라고 회고했다.
문 의장은 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면서도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21대 국회 과제로 개헌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비선 실세가 국정농단을 못 하게 개헌을 해야 한다"며 "최소한 내각제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의장은 또한 "국회가 국민 불신을 받는 1위라서 바로 내각제로 가기 힘들다"며 "헌법에 명시된 권한을 보장하는 책임총리제라는 중간다리를 거치자는 게 내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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