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등 글로벌 증권사 과반 지분 확보
해외 운용사 30조달러에 달하는 자산관리 시장 겨냥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도 중국 금융 문호 확대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들도 당국의 개방 조치에 발맞춰 빠르게 중국 시장에 상륙할 채비를 하고 있다.
막대한 파이를 지닌 중국 시장은 해외 금융사에게도 매력적이다. 인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 금융업계의 총자산 규모는 300조 위안(5경 1600조원)에 달하고, 4500여개 업체가 영업 중이다.
지난 3월 증권 감독기관인 증감회(證監會)는 4월 1일부터 외국계 증권사의 지분 제한을 완전히 철폐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당초 예정된 시기보다 8개월 당겨졌다. 더불어 100% 외국인 지분을 가진 뮤추얼펀드 운용사 설립과 자산운용사 경영도 허용됐다. 선물 분야는 이미 지난 1월부터 외국계 업체에 대한 지분 제한이 없어졌다.
이에 앞서 은행·보험업계 감독기관인 은보감회(銀保監會)는 지난 2019년 12월 생명보험 분야에서 외자 지분 제한 규정을 철폐했고, 올해 1월부터 외자 기업은 100% 지분을 가진 생명보험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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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전향적인 문호 개방에 글로벌 증권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JP모간이 51% 지분을 확보한 중국법인(摩根大通)은 지난 3월 20일 영업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JP 모간은 현지 파트너와 합작으로 설립한 자산운용사의 지분 100% 보유 확보를 위해 시동을 걸었다. 합작 파트너사인 상하이신탁(上海信托)과 협의를 통해 100% 지분 인수, 증감회 비준 등 독립 법인 출범을 위한 제반 절차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어 골드만삭스도 3월 27일 합작증권사인 가오성가오화(高盛高華)의 지분 비중을 기존 31%에서 51%로 확대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골드만삭스측은 향후 조속한 시일 내에 지분을 10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 밖에 모건스탠리, UBS, 노무라증권도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고, 이로써 독자적인 경영권을 갖춘 외자 증권사는 총 5개사에 달한다.
민생(民生) 증권은 '외국계 증권사들의 독자 법인 출범으로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메기 효과'(Catfish Effect)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중소형 토종 증권 업체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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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분야에서도 해외 금융사들이 독자적인 경영권을 갖춘 뮤추얼 펀드 설립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누버거 버먼(Neuberger Berman)과 블랙록(BlackRock)은 증감회에 독자 뮤추얼 펀드 설립을 위한 제반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블랙록은 미국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로, 2019년 연말 기준 자산 규모만 7조 4300만 억 달러에 달한다. 이 기관은 채권, 대체투자, 부동산, 자산 컨설팅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상하이에 진출한 이 업체는 외국자본에 부여되는 적격국내 유한파트너(QDLP) 자격을 획득했다.
또 다른 업체 누버거 버먼(Neuberger Berman)은 1939년 설립된 미국 금융사로, 지난 2016년 6월 상하이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다. 2018년 적격국내 유한파트너(QDLP) 자격을 취득했다.
누버거 버먼측은 뮤츄얼 펀드 승인을 획득 후 글로벌 자산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투자에 선진적인 투자 관리 방식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중국기금협회(中國基金協會)에 따르면, 2019년 연말 기준 중국에선 128개 뮤추얼 펀드사가 14조 위안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중 외국계 합작 법인은 약 30%인 44개 업체가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외국계 금융사의 움직임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자산관리시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올리버 와이만(Oliver Wyman)에 따르면, 중국의 자산관리 시장은 연간 10%대 성장세를 보이며 오는 2023년이면 30조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외국계 은행의 중국 내 자산 비중은 1.6%에 불과하고, 외국계 보험사의 점유율은 5.8%에 머물고 있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