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한 볼이 볼마커용 티에 맞아 홀에서 멀어져도 멈춘 자리에서 다음 플레이해야
스트로크하기 전에 다른 볼마커로 마크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골퍼의 정당한 권리
Q: 그린에서 볼을 마크할 때 동전처럼 생긴 볼마커 대신 티를 사용하는 골퍼들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플레이어가 스트로크한 볼이 그 티에 맞으면 어떻게 됩니까?
A: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간혹 그런 골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형태의 볼마커가 없거나, 롱퍼트를 앞두고 멀리에서도 잘 보이라는 의미에서, 또는 귀찮은 나머지 동반 골퍼들에 대한 배려의 실종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적용된 새로운 골프 규칙에서 볼마커는 플레이어의 장비로 분류됩니다. 티는 장비이면서, 볼을 마크하는데 쓰이면 볼마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이거 우즈가 2018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를 앞두고 티를 목표삼아 연습라운드를 하고 있다. 경우는 다르지만, 실제 라운드에서 동반 골퍼가 퍼팅그린에 티를 꽂아 볼마크를 했으면 다른 볼마커로 교체해달라고 하는 것이 뜻밖의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
골프 규칙 11.1b에 '움직이고 있는 볼이 퍼팅그린에 있는 볼마커를 맞힌 경우 그 스트로크는 타수에 포함되며, 그 볼은 반드시 놓인 그대로 플레이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예컨대 플레이어가 퍼트한 볼이 다른 골퍼가 자신의 볼을 마크하기 위해 꽂아놓은 티에 맞으면 볼이 멈춘 곳에서 다음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이 경우 퍼트한 볼은 홀을 향하는 대신 홀에서 멀어지겠네요.
그런 뜻밖의 손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퍼트하기 전에 그 골퍼에게 "티 대신 다른 것으로 마크해달라"고 하는 요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티로 볼마크를 한 골퍼가 선배나 상사여서 말하기가 껄끄럽더라도 그리 해야 합니다. 이는 골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골프 규칙 15.3c>. 티가 플레이선(직선이든 곡선이든)에 걸리지 않아 보이더라도 볼이 그 티를 맞힐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요구해야 합니다. 공연히 피해를 볼 일이 있겠습니까?
티 뿐만 아니라 카지노 칩과 같은 큰 볼마커도 치워달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2008년 1월 미국PGA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스티브 스트리커와 다니엘 초프라가 우승을 다퉜습니다. 스트리커가 그린 밖에 놓인 볼을 퍼터로 쳤는데, 볼은 홀을 향해 가다가 크게 퉁긴 후 엉뚱한 방향으로 가버렸습니다. 이미 볼을 그린에 올린 초프라의 큰 볼마커(카지노 칩으로 여겨짐)를 맞은 것입니다. 스트리커의 볼은 홀에서 3m나 못 미친 지점에 멈췄고 스트리커는 다음 버디 퍼트를 실패한 끝에 계속된 연장전에서 지고 말았습니다.
볼마커와 마찬가지로 움직이고 있는 볼이, 제거된 후 퍼팅그린에 놓여 있는 깃대에 맞아도 벌타없이 볼이 멈춘 곳에서 다음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헤드커버나 골프백 등은 다릅니다.
골프 규칙 11.1b 예외 조항에 '퍼팅그린에서 플레이한 볼이 퍼팅그린에 있는 사람, 동물,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을 우연히 맞힌 경우 그 스트로크는 타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반드시 원래의 볼이나 다른 볼을 원래의 지점에 리플레이스해야 한다'고 돼있습니다.
요컨대 퍼트한 볼이 플레이어나 다른 골퍼가 퍼팅그린에 던져놓은 헤드커버를 맞힐 경우 그 스트로크는 취소하고 다시 쳐야 합니다. 물론 무벌타입니다. 티가 볼마커용으로 그린에 놓인 것이 아니라, 어느 골퍼의 호주머니에서 우연히 떨어져 그린에 있을 때 퍼트한 볼이 그 티에 맞을 경우에도 벌타없이 다시 쳐야 합니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