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시리아 북부에서 시리아와 터키군 사이 경계
NYT “미군 빠진 공백 급속히 메우고 있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 정부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현재 시리아 북부지역 터키와 시리아 정부군 사이에서 경계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철수한 미군의 역할을 러시아가 대체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헌병 부대가 시리아 북동부 만비즈 지역에서 대치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과 터키군 사이에서 경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만비즈는 시리아 북부의 전략 요충지로 터키군의 군사작전에 위협을 느낀 쿠르드족의 요청으로 시리아 정부군은 전날 전격 진입,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을 환영하고 있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 2019.10.14.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과 연합한 시리아 정부군이 만비즈 전체를 통제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은 만비즈 인근의 터키군과도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동안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며 시리아군을 지원해왔다.
러시아 정부의 이같은 발표는 러시아군이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통제하며 시리아 전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도 이와 관련,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의 미군의 갑작스러운 철수로 인한 힘의 공백을 러시아가 메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과 관련한 미국 안팎의 비판과 후폭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최근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터키의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언급,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함께 하며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던 쿠르드족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터키는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 작전에 나섰다.
시리아 북동부 텔 타머의 주민이 터키의 군사작전에 맞서 진입한 시리아 정부군을 맞아 환영하고 있다. 2019.10.14.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철수와 터키 침공에 대한 비판론을 의식, 전날 터키 정부 인사들에 대한 제재와 철강 제품 관세 부과 방침 등을 발표하며 터키의 군사 작전 중단을 요구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12년만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데 이어 15일 아랍 에미리트를 찾는 등 중동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과 시리아는 물론 터키와도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등 미국 정부가 발을 빼는 중동 지역에서 새로운 맹주로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