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방사포·미사일, 홈페이지서 건설장비·중장비 등으로 위장분류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유엔 대북제재에 위반되는 무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5일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VOA는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 본사를 둔 ‘조광무역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서울=뉴스핌]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날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옆에서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2019.08.25 |
VOA는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는 건설, 농업, 중장비, 조류 추적 연구 부문 등의 항목으로 상품이 소개돼 있는데 해당 내용에 접속하면 실제로는 모두 현재 북한에서 사용 중인 무기가 올라와 있다고 밝혔다.
건설 장비에는 북한의 주력 ‘폭풍호’ 전차가 420만달러, 2010년 북한 열병식에도 등장한 ‘천마호’ 전차가 270만달러에 팔리고 있었다.
중장비 상품 부문도 ‘주체포’로 알려진 북한 자체 개발 170mm 자주포가 ‘곡산포’라는 이름으로 소개돼 있고, 240mm 다연장 로켓, 방사포도 판매 목록에 올라와 있다.
이외에도 북한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알려진 KN-06과 번개 5호로 알려진 지대공 미사일이 조류 추적 연구 상품으로 분류돼 있다.
각각의 상품에는 제원과 역사, 사거리 등이 간략히 소개돼 있었고 더 자세한 상품 소개를 원할 경우 개별적으로 접촉하라는 안내도 있다고 VOA는 설명했다.
조광무역회사의 웹사이트 존재를 처음 공개한 ‘마카오 비즈니스 매거진’은 공개된 것 이상으로 진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웹사이트가 차단되지 않도록 무기 목록과 정보를 숨기는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이 사용됐다고 평가했다.
VOA는 “이 회사는 원래 북한이 마카오에서 운영하던 해외 무역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회사로 사실상 북한의 대표부 역할을 하던 곳으로 알려졌다”며 “만일 북한이 이 웹사이트를 통해 재래식 무기를 판매하는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무기 금수 조치를 명시한 유엔 제재 위반이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북한이 시리아와 예멘, 리비아 등 분쟁 지역에 무기를 판매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