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중국법인 누적적자...구조조정 이어 지분 매각
롯데제과·음료 현지 공장 가동률 저조...4곳 매물로 내놔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홈쇼핑,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가 중국에서 철수한 데 이어 식품·외식업체들도 중국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중국 진출 15년 만에 중국 뚜레쥬르 사업 법인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 CJ푸드빌, 중국 뚜레쥬르 지분 일부 매각.. "합작 형태로 키울 것"
CJ푸드빌은 지난 17일 중국 뚜레쥬르 5개 법인 중 베이징, 상하이, 저장 등 3개 법인을 합쳐 호센캐피탈과 합작 법인인 비앤씨 크래프트(B&C Craft)를 세웠다. 합작법인 지분은 호센케피탈이 72%(875억원)를 갖고, CJ푸드빌이 나머지 28%(340억원)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지분 상당수를 매각했지만 뚜레쥬르 브랜드에 대한 소유권은 CJ푸드빌에 있다.
CJ푸드빌은 2005년 뚜레쥬르 베이징점 개장을 통해 중국에 진출했다. 이어 2010년 투썸플레이스와 비비고 매장을 냈고 2012년 빕스를 오픈했다.
하지만 CJ푸드빌 중국 사업은 녹록지 않았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적자 84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법인 5곳은 지난해 합산 영업손실 363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중국 사업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CJ푸드빌은 올 들어 중국 뚜레쥬르 매장을 165개로 203개 매장에서 38개 줄였고 빕스는 3월에 완전 철수 했다.
CJ푸드빌 측은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현지 시장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한편 중국 뚜레쥬르 법인에 대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CJ푸드빌의 베이커리 사업 노하우와 호센캐피탈의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 및 사업 추진 역량의 결합"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뚜레쥬르를 강력한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뚜레쥬르 매장. [사진=CJ푸드빌] |
◆ 롯데제과·음료 공장 매각 검토 중.."직접 투자 위험 커"
사드 배치 보복 여파로 타격을 받은 롯데그룹은 마트와 백화점에 이어 식품제조부문도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 내 6개 공장을 운영 중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최소 2개에서 최대 4개의 공장 매각을 검토 중이다. 롯데제과는 초코파이와 껌 등을 생산하는 베이징 공장(롯데차이나푸드)과 초콜릿 공장(롯데상하이식품)이, 롯데칠성음료는 허난성 뤄허에 있는 음료수 생산 공장(롯데오더리음료)과 베이징 음료 공장(롯데화방음료)이 각각 매각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들 공장은 사드 보복 이후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 정상 운영되지 않는 상태다.
작년 2월 오뚜기도 중국 판매법인인 북경오뚜기를 청산했다. 중국 현지에 수입대리상을 두고 카레, 케찹, 라면 등 300여종의 품목을 납품해왔지만 수익성 악화로 생산 공장 2곳을 유지하고 유통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대(對)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분유의 경우 사드 사태 이전으로 매출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조제분유 수출량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중 수출량은 2016년(8537톤)을 정점으로 이듬해 급감한 5443톤에 불과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수출이 소폭 늘어 6392톤을 기록했지만 사드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하고 있다.
대중 수출액은 2016년 기준 1억492만 달러에서 2017년 6113만 달러를 기록하며 폭락했고 지난해 7035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인 것은 맞지만, 사드 사태 이후 사업 확대나 진출을 결단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에 리스크가 큰 직접적인 투자 보다는 대리상을 통한 수출 등을 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