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미군 '강경파'에 일임한 뒤 군사작전에 무관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간 군사 충돌 위험이 고조됐다는 중국의 한 싱크탱크 분석이 나왔다고 9일(현지시각)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북경대 산하 남중국해 전략상황 연구계획은 보고서에서 미군이 의사결정 권한을 더 많이 부여받아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과 중국 해군의 충돌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남중국해에서 '자유의 항행' 작전을 수행 중인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함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고서는 남중국해 지역에서 충돌 빈도와 강도가 더 고조되고 있음에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해당 지역에서의 미군 활동에 관여를 덜 하고 있다면서, 이 점이 충돌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군사 작전을 계속 강화해 평화와 분쟁 사이의 회색지역(grey zone)을 끊임없이 탐험하고 중국의 한계를 시험하려 할 것”이라며 “이는 불가피하게 소규모 무장 충돌, 그리고 전쟁의 한계치를 시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 해군은 2015년 이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 인근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이전 행정부 시절에는 4차례 진행된 작전이 도널드 트럼프 현 정부 들어서는 지금까지 11차례나 실시됐다.
보고서 공동 저자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그러한 군사 작전은 지금보다 전략적 중요성을 더 많이 갖고 있어 윗선에서부터 관리가 들어갔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일임해 역내 충돌 위험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연례 국방 계획 및 예산이 승인되고 난 뒤로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작전에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사이 해리 해리스 전 태평양방면 통합전투사령부(PACOM) 사령관을 비롯해 그의 후임인 필립 데이비슨과 존 리처드슨 해군 참모총장 등 군 고위 관계자들은 더 강력한 대중국 견제 조치를 위협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군 내 중국 견제 움직임이 더 뚜렷해지는 동시에 중국 군도 미국에 대한 인내심이 점차 줄고 있어 충돌 위험은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우보 중국 국방부 국제군사협력판공실 주임은 지난달 “중국 군 역량이 늘어나는 만큼 (미국의) 도발에 대응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맞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공동저자 후는 앞으로 군사긴장 고조를 막으려면 미국과 중국이 더 효율적인 대화를 추구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양측이 전략적 의도를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