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베트남 정부는 중국 선박이 필리핀이 지배하고 있는 섬에 접근하자 관련 당사국에 책임감 있는 행동과 긴장조성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고 베트남 언론 VN익스프레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관련 당사국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 선언(DOC)'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면서 남중국해 해역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야한다고 말했다.
또 항 대변인은 당사국에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해역의 비소유 구조물을 차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어 그는 "책임있게 행동하고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 대변인의 발언은 앞서 호앙사 군도(베트남명)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티투 섬(베트남명)에서 중국과 필리핀이 마찰을 빚자 나온 것이라고 VN익스프레스는 설명했다. 티투 섬은 베트남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지난 5일 필리핀 당국은 중국 어선들이 이 섬에 접근해 필리핀 어부들을 강제로 떠나게 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는 지난달 7일, 작년 12월 20일 중국 선박 95척이 이 섬 근처에 배치됐는데, 지난 1월 26일에는 그 수가 42척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2017년 4월 필리핀 정부는 티투 섬의 활주로와 부두 시설을 보강하는 공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필리핀이 200명 이상의 군인과 가족을 상주시킨 티투 섬의 비행장은 애초 길이 1300m인 비포장 활주로를 갖추고 있었지만, 양쪽 끝이 침식돼 전체 길이가 100m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은 함정과 어선을 통해 방해 공작을 펼쳤다.
AMTI는 선박 수가 감소한 것과 관련 중국 정부의 대규모 선박 배치를 통한 초기 방해가 필리핀의 건설 중단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감시와 위협으로 방해 공작 방식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국기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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