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말레이시아 검찰이 1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의 석방을 불허하자 베트남 정부가 유감을 표했다고 VN익스프레스가 같은 날 보도했다.
레 꾸이 꾸인 말레이시아 주재 베트남 대사는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이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도안 티 흐엉에 대한 공소를 취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레 꾸이 꾸인 대사는 VN익스프레스에 "베트남은 공정한 재판의 보장과 그(도안 티 흐엉)의 석방을 위해 말레이시아에 지속해서 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 날 하노이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자국민을 즉각 석방하지 않은 말레시이시아 법원의 결정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말레이시아에 공정한 재판을 내려줄 것을 요청해왔다"라고 설명했다.
도안 티 흐엉의 석방 무산 소식에 그의 가족도 불공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안 티 흐엉의 의붓어머니인 응우옌 티 비는 로이터에 재판이 끝난 뒤 딸이 집으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 두 명이 연루됐고, 한 명은 석방됐는데 다른 한 명은 그렇지 못했다. 이것은 부당한 것이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김정남 살해 혐의로 도안 티 흐엉과 함께 기소됐던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는 지난 11일 석방됐다. 말레이시아 검찰이 시티 아이샤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으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그를 석방했다.
도안 티 흐엉과 시티 아이샤는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독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공항에서 김정남 얼굴에 신경제 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두 피고인은 모두 북한 공작원에 속았다고 주장하며,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 촬영으로 생각했다고 항변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인 도안 티 흐엉 씨가 말레이시아 샤흐 알람 고등법원에서 나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03.14.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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