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천문학적인 부채 위에 세워진 세계 2위 경제국이 빚더미와 함께 무너져 내릴 것이라는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이에 따른 실물경제 후퇴가 중국의 부채 버블을 터뜨리는 도화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중국 위안화 지폐 [사진=로이터 뉴스핌] |
9일(현지시각)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 총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32조40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 12조2000억달러보다 2.65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최근 씨티그룹은 올해 말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74.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무역 마찰로 인해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중국 정부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속도를 늦추면서 부채 비율이 지난해 말에 비해 12.3%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사상 최고치에 이른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 규모는 69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중국의 4대 배드뱅크도 신용 버블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99년 은행권 부실 여신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배드뱅크가 부실의 늪에 빠져 제 기능을 상실했고, 이는 중국의 금융시스템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잠재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다 애셋 매니지먼트의 핵심자기자본비율이 지난 6월 말 기준 9.67%를 기록해 2016년 말 11.87%에서 상당폭 떨어졌다. 상황은 나머지 3개 배드뱅크도 마찬가지다.
사실 새로울 것 없는 중국의 부채 문제가 새삼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중국의 실물경기 후퇴와 무관하지 않다.
3분기 성장률이 약 10년만에 정부 목표치의 하단에 해당하는 6.5%까지 밀린 한편 올해 자동차 판매가 연간 기준 감소할 여지가 높은 상황.
여기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던 부동산 시장마저 한풀 꺾이는 움직임을 보이자 눈덩이 부채의 후폭풍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고조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가 실물경기의 충격을 일으키면서 부채 버블이 한계를 맞을 가능성이 강하게 점쳐지고 있다.
국립호주은행의 제러드 버그 이코노미스트는 CNN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은 거대한 신용 버블 위에 세워진 결과물”이라며 “ 부채 규모가 경제 규모를 훌쩍 웃도는 상황이지만 중국 정부가 부채 축소를 지속했다가는 사회적 동요와 대규모 실업 사태 및 기업 파산 등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위안화 하락이 중국 기업의 외화 표시 회사채를 끌어내릴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TS롬바드의 로리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텔래그라프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성장이 감속하면서 전반적인 수요와 제조 및 서비스업 경기가 꺾이는 상황”이라며 “기업 수익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부채가 추가로 늘어났다가는 고통스러운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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