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캐나다 하원 의원들이 28일(현지시간) 로힝야족 집단 학살에 책임을 묻고자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자문역의 명예 시민권을 박탈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로이터통신, 채널뉴스아시아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아웅 산 수치 미얀마 자문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명예 시민권이 본래 상·하 양원의 공동 가결에 의해 부여되기 때문에 상원에서 통과가 되지 않는 이상 효력은 없다.
캐나다는 지난 2007년에 민주주의 지지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아웅 산 수치를 명예 시민으로 추대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집단학살 및 인권 탄압 사태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거나 막으려 하지 않아 그의 국제적인 명성은 퇴색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지어 그는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로힝야족 학살사건 취재 중 '공직 기밀법' 위반으로 체포돼 현재 수감 중인 로이터통신 기자 두 명에 대해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내린 형"이라고 밝혀 군부를 옹호하는 듯한 말을 뱉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26일 기자들에게 수치 자문의 명예 시민권 박탈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70만명 이상의 로힝야 소수민족에 대한 미얀마 인권 탄압이 종식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시작된 잔혹한 미얀마 군사작전은 이웃 방글라데시로 70만명 이상의 무슬림 소수민족을 내몰았고, 현재 본국 송환에도 불구하고 로힝야족은 불교의 나라인 미얀마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학살과 방화, 성범죄의 피해자이거나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족의 민병대를 뿌리뽑기 위해 국가 안보 상 합법적이라고 정당화하며 거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최근 미얀마 군 수장과 그 밖의 5명의 최고 군사 지휘관들에 대한 예비 조사를 실시했고 기소 준비 위원회를 꾸렸다.
수치 자문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현 미얀마 정부는 의회에서의 입헌 거부권을 가진 군부 수장들과 미묘한 세력 균형에 빠져 있다.
한편 캐나다가 명예 시민권을 부여한 인물들로는 수치 자문을 제외한 총 5명으로, 이 중에는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 흑인 대통령이자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 17세의 나이에 여성 인권운동가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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